[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지난해 실어증 증상으로 데뷔 42년 만의 은퇴를 밝힌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정확한 병명이 전두측두엽 치매로 밝혀졌다. 그의 안타까운 투병 소식에 전세계 팬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브루스 윌리스는 지난 1980년 영화 '죽음의 그림자'를 통해 데뷔한 배우로, 1988년 존 맥티어넌 감독의 '다이 하드'에서 존 맥클레인 역을 연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해당 영화는 28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1억4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다이 하드'의 인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1990년 개봉한 2편은 제작비의 3배가 넘는 2억4000만 달러를 휩쓸었고, 1995년 개봉한 3편은 3억6600만 원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뒀다. 높아지는 시리즈의 인기만큼 브루스 윌리스의 명성 역시 전세계로 퍼졌다.

브루스 윌리스의 전성기는 지금부터였다. 그는 뤽 베송 감독의 '제5원소(1997)',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1998)',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1999)'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흥행 불패 타이틀을 견고히 했고, 압도적인 활약을 인정받아 미국 골든글로브와 에미 시상식에서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후에도 브루스 윌리스는 '다이하드' 시리즈, '지.아이.조2', '레드' 시리즈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그의 행보는 점차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작품의 완성도보단 작품의 수에만 초점을 맞춘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실제로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개봉한 그의 출연작 대부분은 대중 및 언론의 혹평을 받으며 흥행 참패를 기록했으며, 심지어 브루스 윌리스는 골든라즈베리재단으로부터 최악의 연기상을 받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여기에 브루스 윌리스를 중심으로 한 불미스러운 소문까지 돌았다. 대사를 외우지 못해 이어폰을 끼고 대사를 전달받아 연기한 것은 물론, 대역을 통한 촬영이 진행됐다는 것. 한 영화 관계자는 브루스 윌리스가 대본 속에 적힌 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밝혀 충격을 선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그의 가족은 브루스 윌리스의 실어증 투병 소식을 전하며 연예계에서 은퇴할 것임을 밝혔고, 아쉬운 연기의 원인이 그의 병 때문이었다는 소식에 골든라즈베리재단도 최악의 연기상 수상을 철회했다.

이후 브루스 윌리스의 근황은 그의 가족 및 전처 데미 무어의 SNS를 통해서만 간간이 전해졌다. 팬들은 행복하게 미소 짓고 있는 브루스 윌리스의 모습에 건강을 회복 중인 게 아닐까하고 안심했다.

그러나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 은퇴를 선언한 지 약 1년 만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브루스 윌리스의 가족들은 17일 공식 성명을 통해 "안타깝게도 지난해 봄 브루스의 실어증 진단을 발표한 이후로 그의 상태는 점차 악화됐다. 그리고 최근 전두측두엽 치매(FTD) 진단을 받게 됐다"라고 밝혔다.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고. 브루스 윌리스가 앓고 있는 전두측두엽 치매는 다른 치매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주로 발생하는 병으로, 성격의 변화, 언어의 장애, 운동의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어 "고통스럽지만 마침내 명확한 진단을 받게 됐다는 점은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심경을 덧붙이기도 했다.

안타까운 그의 근황에 팬들은 물론 연예인들까지 응원의 글을 쏟아냈다.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로 유명한 아론 폴은 "내가 너무 사랑하는 친구. 당신과 아름다운 가족들에게 따스한 포옹을 보낸다. 당신은 내게 전설과도 같은 사람이었다"라고 적었고, '오리지널스'의 클레어 홀트는 "사랑을 보냅니다"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NCIS'의 윌머 발더라마, '틴 울프'의 찰리 카버, '워킹 데드'의 알라나 마스터슨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브루스 윌리스를 응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루머 윌리스 인스타그램, 영화 '레드: 더 레전드' '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