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아나운서 김나정이 성인잡지 모델로 일하고, 이로 인해 노출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소신을 밝히는 건 좋지만, 혹시 '정보 전달자'라는 아나운서 본연의 의무를 잊은 건 아닐까.

14일 저녁 방송한 채널S 예능프로그램 '진격의 언니들'에는 김나정이 출연해 "아나운서는 벗으면 안 되나요?"라는 주제로 MC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나정은 KBS춘천방송총국에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케이웨더에서 기상캐스터로, SBCN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등 방송 경력을 쌓았고, 지난 2019년부터는 모델 활동도 시작해 2019 미스 맥심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는 등 본격적으로 모델 겸 방송인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나정은 자신을 '아나운서 김나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이력과 3~4년 간 날씨, 증권방송 등을 진행한 경력 등을 이야기하며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아나운서도 했고 수위 높은 노출, 성인잡지 모델도 했다. 그런데 한 면만 보고 악플이나 비난이 많았다"라고 밝혔다.

MC 박미선은 김나정이 혹여나 '성상품화'와 관련해 오해를 사 수위 높은 악플, 비난을 받은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김나정은 "비판도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대학교도 제가 들어갔고, 아나운서도 제가 노력해서 들어간 거고, 섹시한 것도 노력을 한 거다. 셋 다 내 노력으로 해낸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채널S 진격의 언니들, 김나정

문제는 김나정의 행보 속에서 아나운서라는 직업군과 노출 모델이라는 두 직업을 분리해 생각하기가 어렵다는 점에 있다.

김나정은 최근까지도 유튜브 채널에서 과거 기상캐스터 경력을 살려 한 주 간의 일기예보를 진행하는 형태의 콘텐츠에 출연했다. 해당 콘텐츠에서 김나정은 수영복, 몸매가 모두 드러나는 미니 원피스 등을 입고 일기예보를 했다. 이 중 '바니걸' 콘셉트 이의상은 '진격의 언니들'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콘셉츄얼한 의상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김나정의 이러한 행보는 자연히 현역 아나운서들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아나운서는 방송을 통해 중립적인 시각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인물이다. 단정하고 깔끔한 복장 또한 이러한 정보 전달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직업윤리일 터인데, 이를 개인의 자유를 핑계로 어기고 있는 셈이다.

일례로 지난 2018년, MBC 임현주 아나운서가 아침 뉴스에 동그란 뿔테 안경을 쓰고 등장해 파란을 몰고 온 사건이 있었다. 당시 안경 착용이 금기처럼 여겨지던 관습을 과감히 깨고 "뉴스의 본질에 더욱 집중하겠다"라던 임현주의 태도는 많은 이들의 환영을 받았고 사람들의 고정관념, 선입견을 깬 사례로 남았다. '바니걸' 복장의 아나운서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는 이유도 결국은 직업윤리의 부재 탓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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