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소속사 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이하 스파이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양측이 서로의 ‘권리’를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7일 오후 오메가엑스(재한, 휘찬, 세빈, 한겸, 태동, 젠, 제현, 케빈, 정훈, 혁, 예찬)의 전속계약 효력정치 가처분 소송 첫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오메가엑스 멤버 전원은 이날 법률대리인들과 함께 법정에 출석했다. 수십명의 팬들 역시 일찍부터 현장에 모여 멤버들을 응원했다.

오메가엑스는 지난달 16일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사 전 대표 강씨로부터 폭언, 폭행뿐 아니라 강제추행, 성희롱 피해 등을 당해왔다고 폭로했다.

이날도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멤버들의 법률대리인은 폭언·폭행 등 인격권 침해에 따른 신뢰 관계 파탄을 이유로 전속계약 효력정지를 주장했고, 스파이어의 법률대리인은 강씨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시정조치가 이뤄졌기 때문 전속계약 해지 사유까지는 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송한겸은 발언 기회를 얻어 “법정이 처음이라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열한 명은 한 번의 실패를 겪고 다시 잘해보자는 취지로 모인 팀이다. 그만큼 너무 간절했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고서라도 두 번째 기회에서 성골을 하고 싶어서 참았다. 이런 파장이 일어나 마음이 아프지만 앞으로 대중문화 예술 쪽에서 아티스트, 연습생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우리는 정말 좋은 음악과 무대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스파이어 측, 멤버들 개인 비위 주장
◆ 멤버들 “사실무근”

오메가엑스 멤버들은 폭언과 폭행 등으로 인격권이 침해당했고, 이로 인해 신뢰 관계가 파탄났다며 ‘전속계약 효력 정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스파이어 측은 심문 기일 전 서면을 통해 “인격권 침해라고 볼 수 없는 행위들이고, 오히려 멤버들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해외 투어가 어려운 상황이었어도 회사 비용으로 투어를 진행했지만 오히려 멤버들이 회식자리 등에서 문제를 일으켰고, 비행기를 미룬 것도 멤버들을 보호하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해체를 빌미로 협박한 것은 투어 중단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폭언이 전속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는 없다. 강 이사(강 대표)를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요구사항을 불이행 하지 않아 신뢰 관계 파탄은 없었다”라고 했다.

반면 오메가엑스 멤버들의 법률대리인은 “스파이어 측에서 제출한 답변서를 어제 오후 늦게 받아 반벅 서면을 작성하지 못했다”라며 “스파이어에서 주장하는 개인 비위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멤버들 모두 술 강요와 인격 모독을 장기간 당했다. 스파이어 측의 주장은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주장과는 관련없이 멤버들의 개인적 일탈 행위 등을 주장했기 때문 이유가 없다. 추가 서면을 통해 입증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처음으로 입 연 스파이어, 잘못은 인정

스파이어 측은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대표는 자진 사퇴를 했다”라며 사과의 입장을 전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내 언론 대신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멤버들이 더 큰 소속사로 이적하기 위해 자신들을 마녀사냥하고 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스파이어 측의 변론 내용에 관심이 모인 가운데, 법률대리인은 “멤버들이 제출한 폭언, 욕설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것들이 정당화되지는 않겠지만 사정이 있었음을 설명하고, 해당 이사와 멤버들의 문자가 전속계약을 부장할 사항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채권자(오메가엑스 멤버들)와 채무자(스파이어)가 전속계약을 해지하려면 14일의 기간을 두고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여야 하는데, 강 대표를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시정조치가 이뤄졌다고도 강조했다.

또 “스파이어는 이사 한 명으로 운영되는 회사는 아니다. 20명 가까운 인원이 오메가엑스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추후 전문 인력을 충원하려고 했지만 이 사건으로 중단된 상태”라고 했다.

스파이어의 법률대리인은 “채무자 입장에서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채권자들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채무자도 미안한 마음이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평소 오메가엑스 멤버들과 강 이사의 관계가 이렇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멤버들도 ‘엄마’ ‘사랑한다’라는 말을 많이 했기 때문, 강 이사가 한번씩 폭언을 했다는 것을 그렇게 심각하게 했다는 생각을 못 했다. 어떤 의도를 떠나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하고 시정조치를 했다. 오해를 풀고 조치를 취했으니 한번만 더 소속사를 믿고 마음을 돌려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라고 호소했다.

◆ “성추행은 사실무근, 항공권 취소는 좌석 문제” 주장

스파이어 측은 멤버들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성추행, 억류 목적의 항공권 취소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소속사 대표의 폭언, 폭행설이 제기된 후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는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라고 주장했지만, 며칠 후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사비로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 입국하면서 부정적 이슈들이 기정사실화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비행기표 취소가 언제 이뤄진 것인지를 양측에 질문했다.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의 법률대리인은 “좌석이 없어서 취소했다. 좌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취소하고 다시 예약을 하려고 했는데 마침 그때 언론 보도가 있었다. 예약을 하려니 오메가엑스 멤버들(채권자)들이 ‘우리가 했다’ ‘회사에서 할 필요가 없다’라고 해서 예약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오메가엑스 멤버들의 법률대리인은 “전부 거짓인 게 강모 대표가 비행기 표를 전부 취소하겠다고 했다. 자비로 비행기표를 구해 귀국했다. 당비 비행기 표는 남아 있었다”라고 했다.

스파이어 측 법률대리인은 “취소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이런 이야기가 터졌다. 이 일 때문이 아니라 원래부터 취소를 고려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예약 당시 좌석이 다 떨어져 있었고 양옆이 채워져 있었다. 양옆이 누구인지 알 수 없기에, 팬들이 예약해서 옆자리에서 지켜보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취소하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강 대표의 폭언과 폭행은 인정한다.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연히 오메가엑스 멤버들을 억류하겠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로부터 수차례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멤버들의 주장도 부인했다. 스파이어 측 법률대리인은 “확인 결과 성추행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한다”라고 밝혔다.



◆ ‘60억’ 빚 주장은 본안서

재판부는 ‘정산’ 관련 내용에도 관심을 보였다. “계약이 체결되면 초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이 날 때까지 정산이 안 된다는 것은 몇 년을 기약없이 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젊은 사람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다”라고 봤다.

소속사에서 상당 비용이 들이는 것은 맞지만 멤버들 입장에서는 노력과 열정을 바치는 것인데 아무런 수익 없이 상당 기간을 그냥 보내야 한다는 것은 분명 “힘든 부분”이라고 짚었다.

계약 해지를 위해 소속사에 인당 수억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 “채권자 입장에서는 노력했을 뿐인데 나오려고 해도 많은 비용이 든다면 난감할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관련해 스파이어 측은 “초기 음반사가 투자를 받아서 비용을 들인 것은 사실이다. 숙소, 음반 제작비 등이 포함된다. 아직 정산을 못하고 있지만 용돈이나 대학 등록금 등을 지원했다”라고 했다. 실제로는 “150억 이상이 들었다. 회사 운영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운영비를 포함시킬 수 없어 60억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90억 정도 들었다. 90억에 회사 경비는 포함이 안 됐다는 것을 밝히려고 150억을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재판장의 말이 이해가 된다. 엔터 업종의 특수성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회사도 회사의 운명을 걸고 모든 자본을 투자했다. 짧은 기간에 월드 투어를 할 정도로 성장했고 이번 투어를 통해 인지도가 상승했다. 이제 수익을 볼 정도로 성장했는데 이제 와서 이런 주장을 한다”라며 “수익 정산 부분이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공적 기관을 통해 엔터 업계 수익 정산이 부당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오메가엑스의 계약은 공정위의 표준 계약서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엔터 특유의 수익 정산 방식이 정상적인 것인지는 공인 감정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재판부는 “본안서 확인해보자”라고 답했다.

◆ 위탁 매니지먼트 관계는 정리 필요

이날 재판부는 열한 명의 멤버 중 위탁 매니지먼트 관계에 있는 멤버들을 짚으며 채권자(오메가엑스 멤버들)를 정리했다. 멤버 휘찬, 한겸, 태동, 세빈은 원 소속사가 있고 스파이어에 매니지먼트 권리를 위탁한 상태다.

위탁 관계의 당사자가 원 소속사기 때문, 멤버들이 전속계약 효력 정지 소송을 직접 제기하는 것에 의문이 제기됐다.

재판부는 타 소속사 관련 계약서를 추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해당 멤버들의 소송 철회를 요구했다. 멤버들의 계약서 명칭이 위탁계약인지 전속계약 임대 계약인지 알 수 없지만 해당 문서의 효력 다툼이 필요해 보인다고 봤다.

재판부는 현장에 있는 멤버들에게 “채권자 계약서도 없는 상태로 있다. 자기 권리 등은 계약서 보고 알아야 한다. 계약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스스로 알아야 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메가엑스 멤버들과 스파이어 양측은 각각 오는 14일과 21일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다. 다음 심문 기일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오메가엑스와 소속사의 갈등은 지난 10월 미국 투어 공연을 마친 후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목격담에서 시작됐다.

해당 누리꾼은 미국 현지에서 투어를 끝낸 오메가엑스가 한 호텔 앞에서 소속사 대표로 보이는 여성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고 있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과 영상이 공개되며 해당 대표와 멤버들의 ‘불화설’이 제기됐다.

공항에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멤버들은, 지난달 6일 기존에 이용했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닌 새로운 계정을 개설해 소속사와의 불화를 인정했다.

하루 뒤 소속사는 오메가엑스의 공식 팬카페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대표는 자진 사퇴를 했다”라며 사과의 입장을 전했지만,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국내 언론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측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멤버들이 더 큰 소속사로 이적하기 위해 자신들을 마녀사냥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