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 박지훈이 쌓은 가능성의 계단 [인터뷰]
2022. 12.04(일) 16:00
배우 박지훈
배우 박지훈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내 마음속에 저장!"을 외치던 귀여운 소년은 이제 잊어도 좋을 듯 하다. '약한영웅' 속 박지훈은, 연시은의 일그러진 얼굴을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최근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연출 유수민, 이하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안수호(최현욱), 오범석(홍경)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박지훈은 주인공 연시은 역을 맡았다. 연시은은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는 자발적인 아웃사이더다. 선천적으로 병약한 탓에 공부에 모든 것을 걸지만 학교 폭력의 타깃이 되며 학교 생활이 엉망이 되고, 위기의 상황에서 안수호 오범석을 만나 변화한다.

박지훈은 극 중 차분하면서도 냉소적인 표정과 처연한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내고, 도구와 두뇌를 활용한 독득한 액션을 펼쳐내며 기존 학생 드라마에서 보기 어렵던 새로운 캐릭터 연시훈을 완성해냈다. 그룹 워너원의 멤버, 솔로 가수 박지훈은 물론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도 떼어버리는 완벽한 변신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작품을 성공 가도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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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은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다. "웹툰 원작인 작품을 하는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부담감이나 무서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라고 말문을 연 박지훈은 "그럼에도 원작의 틀이 탄탄하다 보니 기대감도 생겼다. 이미지 구축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인물들의 관계성, 나아가 이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지를 자세히 보여드리려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박지훈은 시은이 느끼는 외로움을 그룹 워너원의 활동이 종료된 후 솔로로 나선 뒤에 실제로 자신이 느꼈던 외로움과 치환해보며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 나갔다고 말했다. "대기실에 혼자 있고, 해야 할 일들을 온전히 혼자 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시은이가 집에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과 결이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라는 것이다.

시은이 느끼는 분노에 대해서도 자신의 성향을 되짚어보며 퍼즐 조각을 찾아 나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나도 사야 하는 것이 있는데 차질이 생기거나 하면 예민해지는 성격"이라며 "시은이에게는 100점을 받고 상을 받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상인데, 친구가 폭력을 행사해 일상에 침투하고, 계획에 차질을 빚으니 당연히 화가 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연습생 시절 안 되는 동작이 있으면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덤벼들던 소위 '악바리 근성'도 시은과 비슷한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박지훈은 "시은의 외로움에 가장 집중하려 했다. 그렇게 접근하니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쉬워졌다"라고 말했다. 시은이도 때로는 친구를 사귀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을 거고, 부모님의 사랑도 받고 싶었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시은의 모든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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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온 힘을 다해 연구하고 이해해 나간 시은을 표현해내기 위해서도 많은 공을 들였다는 박지훈. 그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인물 안의 감정이 아우라처럼 느껴지도록 하려 했다"라며 특히 눈을 강조했다고 이야기했다. '얼굴 천재'라는 팬들의 애정 섞인 칭찬에는 손을 내저었지만, 유달리 크고 깊은 눈에 대해서는 "외모와는 별개로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지훈은 "눈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특히 시은은 대사가 많이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눈으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초반부터 했었고, 그런 고민들이 잘 전달된 것 같아 감사하다"라며 "시청자분들이 시은을 '맑은 눈의 광인'이라고 불러 주시던데, 결국은 눈이 잘 보였다는 칭찬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지훈은 왜소한 체구의 연시은을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몸을 굽히는 등 체형에 관한 연구를 했고, 책상에 앉아 있기만 했던 인물이기에 일부러 어깨를 비대칭으로 들어 올렸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액션 스쿨에 다니며 운동도 하고 자연스럽게 체중을 감량했는데, 막판에는 아예 먹을 걸 줄이면서 근육과 살을 모두 뺐다"라며 "다 끝나고 나니 총 5kg 정도 감량이 됐더라. 그럼에도 흔히 말하는 '통뼈'여서 자칫하면 화면에 몸이 두껍게 나왔다. 카디건 등을 매치해 커버하려고 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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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은 "다른 작품들도 다 재미를 느꼈었지만, 피 땀 눈물을 흘리며 찍은 첫 작품이라 그런지 더 애정이 가고 애틋하다"라며 '약한영웅'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모니터링하면서 이상하게 눈물이 계속 나더라. 잘될 거라는 반응을 예측하지는 않았지만,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는 생각은 확실히 들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세간의 뜨거운 반응이 행복을 더해주고 있다고. 박지훈은 "많은 분들의 반응을 전부 찾아보고 있다. 감개무량하고 영광스럽고, 많은 분들이 나라는 사람을 알아주고 계신 것 같다. '어, 귀여운 이미지가 아니었나? 언제 이렇게 변신했지?'라는 글을 많이 봐서 정말 뿌듯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내가 그저 '귀여운 친구'가 아니라 다양하고 성숙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있던 것도 사실인데 그런 갈증을 해소해 준 작품 같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박지훈은 "배우라는 직업이 참 신기한 거 같다. 캐릭터를 연구하고 작품을 찍을 때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매번 대본을 보고 촬영을 하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순간에도 새로운 것들을 느낀다"라며 "'약한영웅'은 그중에서도 가장 배운 것이 많은 작품이다. 새로운 계단을 놓아준 작품 같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각오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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