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의 두 번째 미니앨범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지난 5월 첫 앨범 ‘피어리스’(FEARLESS)로 데뷔한 르세라핌은 이 앨범으로 세상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각종 기록들을 써가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마냥 꽃길은 아니었다’라고 밝힌 이들은 ‘안티프래자일’을 통해 시련을 대하는 르세라핌의 당당한 태도를 노래하고자 했다.

김채원은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실력, 노력으로 극복해서 르세라핌의 길을 개척해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시련을 이겨내는 방법을 담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사쿠라는 “멤버 모두가 데뷔 전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나와 채원이는 재데뷔라 부담이 있었고, 카즈하는 15년 동안 한 발레를 그만뒀다. 홍은채는 막내라 부담이 있었고, 허윤진은 아이돌의 꿈을 접으려고 한 적도 있었다. 나는 세 번째 데뷔인데 이게 ‘안티프래자일’이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채원은 “누구나 그렇듯 가는 길이 꽃길은 아니지 않나. 우리는 목표가 있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헤쳐나가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멤버 김가람이 ‘학폭’ 논란으로 팀에서 탈퇴한 후 5인조가 돼 하는 컴백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김채원은 “데뷔 앨범이랑 미니 2집 앨범을 똑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우리를 기다려주시고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열심히 준비했다”라며 “녹음, 연습시간에 쏟아부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또 “더 단단해진 느낌으로 컴백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라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안티프래자일’은 무게감 있는 라틴 리듬이 가미된 아프로 라틴 스타일의 팝 장르의 곡이다. 데뷔 앨범부터 르세라핌과 합을 맞춰 온 방시혁 총괄프로듀서와 프로듀서팀 13이 곡 작업에 참여했다.

방시혁과 다시 한번 작업한 것에 대해 홍은채는 “데뷔 앨범 때보다 녹음이 편하고 수월했다. 디테일도 잘 살렸고, PD님들도 지난 번보다 훨씬 빨리 진행됐다고 말해주셨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가사에는 힘든 시간 역시 성장을 위한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더 단단해지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특히 르세라핌으로 데뷔하기 전 겪은 일들을 담은 가사가 눈길을 끈다. 카즈하는 ‘잊지 마 내가 두고 온 토슈즈(toe shoes) / 무슨 말이 더 필요해’라는 구절을, 김채원과 사쿠라는 ‘무시 마 내가 걸어온 커리어’라는 구절을 노래한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가진 경험치를 전하고자 했다.



퍼포먼스에도 ‘절대 깨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담았다. 팔 근육을 활용한 안무로 굳센 의지를 표현했고, 고양이를 묘사한 춤으로 매혹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무엇보다 다섯 멤버가 만드는 군더더기 없는 ‘합’이 인상적이다.

멤버들 모두 높은 안무 난이도를 강조했다. 김채원은 “안무 난이도가 정말 어렵다. 초반에는 처음 해보는 동작도 많아서 소화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데뷔 때보다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올라간 느낌”이라고 했다.

사쿠라는 “데뷔 활동이 끝나자마자 준비를 시작했는데 ‘피어리스’보다 최소 2배는 어렵다. ‘안티프래자일’을 하니 ‘피어리스’가 발라드처럼 느껴졌다”라고 거들며 웃어 보였다.

힘들게 준비한 퍼포먼스이니만큼, 멤버들은 “퍼포먼스에 욕심이 많아서 ‘퍼포먼스 하면 르세라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뮤직비디오는 운석 충돌을 활용, 때릴수록 더 강해진다는 ‘안티프래자일’의 의미를 풀어냈다. 이날 자정 선공개 돼 K팝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절대 추락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는 ‘더 히드라’(The Hydra), 상처와 어둠의 불순물조차 내 일부로 보듬은 ‘임퓨리티스’(Impurities), 하늘 위에 떠있는 천사나 여신이 아닌 너와 함께 이 땅을 밟고 살아가는 존재이고 싶다고 말하는 ‘노 셀레스티얼’(No Celestial), 초라하고 부족한 모습 또한 나의 일부라고 노래하는 ‘굿 파츠’(Good Parts, When the quality is bad but I am) 등 총 다섯 트랙이 담겼다.

사쿠라, 허윤진이 수록곡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허윤진은 “사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이 저희의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작업에 더 욕심났던 것 같다. 듣는 사람도 공감할 수 있게, 가장 솔직하게 우리의 이야기를 담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선주문량 62만 장을 돌파했다. 갓 데뷔한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기록적인 수치다. 허윤진 역시 “엄청나게 큰 숫자”라고 했다. 또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무대로 보답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활동을 시작한 르세라핌은 ‘성장’이 눈에 띄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쿠라는 “첫 방송 보실 때 ‘와, 르세라핌 진짜 늘었다’라고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데뷔 곡은 무대를 하면서 실력이 는 것도 있다. 이번엔 음악방송 첫 방송 때부터 느끼시면 좋겠다”라고 했다.

허윤진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거나 극복해야 할 게 있는 분들은 우리의 노래를 들으시면 좋을 것 같다. 수록곡까지 들으시면서 스스로를 토닥이며 위안, 힘, 그리고 공감을 느끼신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