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여름 대작 영화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으로 관객수 회복이 예상보다 더 저조했다. 다만 티켓값 상승으로 매출액 회복은 70%를 넘어섰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8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8월 전체 매출액은 1523억 원으로 2019년의 72.9% 수준을 회복했다. 다만 8월 전체 관객 수는 1495만 명으로 2019년의 60.3% 수준이었다.

올해 여름 극장가는 엔데믹으로 들어선 만큼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관객수, 매출액 회복을 기대했다. 올해 초 영화 '범죄도시2'가 팬데믹 이후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이러한 기대는 더욱 높아져만 갔다. 이에 영화 '외계+인' 1부부터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까지 한국 영화 대작 BIG4가 7월 하순부터 8월 초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연달아 개봉하면서 관객 몰이에 나섰다.

이 가운데 8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9.0%(704만 명) 증가했지만, 그러나 '외계+인' 1부와 '비상선언'의 흥행 부진으로 2019년 8월 대비 39.7%(984만 명) 감소했다. 코로나 19 이전 수준을 살짝 밑도는 수치까지 회복할 거란 전망과는 다른 결과다. 다만 8월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9.4%(759억 원) 증가했다. 8월 전체 매출액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8월 대비로는 27.1%(567억 원) 감소했다. 관객수 회복 대비 매출액 회복이 높은 수준인 건 코로나 19 시기 티켓값 상승으로 인한 반사 효과로 보인다.

8월 매출액과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감소했다. 8월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 모두 7월 대비 감소한 것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래로 처음이다. 8월 전체 매출액은 전월 대비 10.7%(182억 원),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8.2%(134만 명) 감소했다. 2012~2019년 7~8월 개봉작 중에는 '천만' 영화와 함께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소위 '중박' 영화가 있었지만, 올해 7~8월 개봉작 중 '천만' 영화는 없었고,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한국과 외국을 통틀어 '한산: 용의 출현' 뿐이었다.

통상 7월 하순부터 개봉하는 한국 대작 영화의 영향으로 8월 한국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가 7월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하는데, 올해는 여름 성수기 개봉한 한국 대작 영화가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8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1234억 원으로 전월 대비 87.0%(574억 원), 전년 동월 대비 111.7%(651억 원) 증가했고, 2019년 8월 대비로는 18.8%(286억 원) 감소했다. 8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1,214만 명으로 전월 대비 91.0%(578만 명), 전년 동월 대비 101.6%(612만 명) 증가했고, 2019년 8월과 비교해서는 32.5%(584만 명) 줄었다.

8월 흥행 매출 1위는 '한산: 용의 출현'이 기록했다.' 한산: 용의 출현'이 8월에만 486억 원(관객 수 480만 명)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8월까지 누적 720억 원(누적 관객 수 707만 명)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400억 원(관객 수 388만 명)의 매출을 기록한 '헌트'가 2위, '비상선언'은 207억 원(203만 명)의 매출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여름 극장가 한국 영화 BIG4의 예상보다 훨씬 밑도는 흥행성적으로, 영화계가 풀어나가야할 숙제가 더 추가됐다. 특히 팬데믹을 거치면서 OTT 시장의 활성화로 인한 관람 문화의 변화, 티켓값 상승으로 관객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입소문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볼만한 영화만 투자하겠다는 관객들의 관람 태도가 여름 극장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몫을 한 것이다. 이에 영화계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