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배우 오정세가 지적장애 팬과의 약속을 다시 한번 지켰다. 직업 특성상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임에도 불구, 성심성의껏 지키려는 그의 올바른 자세는 지역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지적장애인 첼리스트 배범준 가족은 26일 SNS에 "오정세와 배범준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드디어 놀이동산에서 만났다. 오정세는 휴대폰을 달라고 하더니 사진도 직접 찍어주셨다. 그 모습에 감동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정세는 놀이동산에서 계속 배범준을 지켜줬다. 화장실 갈 때마다 같이 가주셨다. 워낙 깔끔한 성향의 배범준을 보고 당황하실 수 있었지만, 연신 아무렇지도 않다면서 괜찮다더라.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 분인지 모르겠다"라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 및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오정세와 배범준이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모습부터 함께 놀이기구 타는 훈훈한 장면까지 담겨있다. 특히 오정세는 놀이기구를 타면서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하며 배범준의 안위를 살펴 이목을 사로잡았다.

오정세와 배범준의 특별한 인연은 2020년 시작됐다. 배범준은 tvN 주말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 스펙트럼(ASD)과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HFA)를 앓고 있는 문상태 역을 연기한 오정세를 만나고 싶어 했다. 이에 배범준의 여동생 배지수는 DM으로 부탁했고, 오정세가 흔쾌히 응답하면서 첫 만남이 성사됐다.

당시 배지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정세가 저희 오빠를 배려해서 하루 내내 문상태의 모습 그대로 대해줬다. 헤어스타일, 옷, 말투, 걸음걸이까지 드라마 속 문상태와 같았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오빠를 만나기 전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는지 느껴졌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오정세는 오빠의 눈높이에 맞춰 친구가 되어 주셨다. 계속해서 오빠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온전히 집중해주셨다"라며 "너무나도 감사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에 감사했다. 나 역시 오정세의 팬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오정세는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뒤 "매 신마다 꽉 찬 감정들로 연기를 했다. 배우로서 쉽지 않은 경험을 했다"라며 "우리 모두는 긴 '스토브리그'를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새 시즌이 시작되면 배범준과 다시 놀이공원을 갈 거다"라고 전해 짙은 여운을 안겼다.

이번에도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키며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준 오정세. 남을 돕는 것에 인색해진 사회 속에서 그의 선한 심성은 먹먹한 감동을 안기기 충분했다. 단순한 숫자로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오정세의 마음가짐이 더욱 빛을 발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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