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손예진을 만든 사람들…여성CEO, K엔터 주축으로 [엔터-Biz]
2022. 01.22(토)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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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바야흐로 K-컬쳐 시대다. K팝에 국한됐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호기심은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콘텐츠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 변화를 피부로 체감하는 건 국내 엔터, 콘텐츠 업계에 몸 담고 있는 현장 관계자들이다. BTS의 성공으로 시장의 온도 변화가 조금씩 감지되긴 했지만, 현재는 글로벌 마켓 관계자들의 표정부터 태도까지 많은 게 달라졌다고 한다.

한국 문화 산업의 성장은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시너지 덕이다. 성공에 대한 분석은 많았지만 아쉽게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이들이 있다. 바로 현장에서 발로 뛰며 자리를 잡은 여성 매니저들, 여성 CEO들이다.

-D 7개월 자본시장법 : 4대 엔터사 여성 임원 부족
송혜교·손예진 등 한류스타 키운 여성 매니저들

오는 8월부터 한국은 시가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장려하는 자본시장법이 개정안이 시행된다. 한 기업 연구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 167개 법인을 분석한 결과 등기임원 중 여성이 없는 기업은 77개로 조사됐다. 엔터계는 어떤 상황일까. 하이브, SM, JYP, YG, FNC엔터테인먼트 등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매니지먼트사 등기 임원들 중 여성 임원은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시가총액 11조 7,827억의(1월 21일 기준) 하이브를 제외하곤 모두 2조원 이하의 상장사들이기에 자본시장법 개정안 적용을 받지는 않지만, 이들의 사업 모델과 방향성이 국내 매니지먼트사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걸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단 SM의 현 시가총액은 1조 6,432억으로 SM이 CJ ENM에 인수되거나 주가가 올라가 경우 적용 대상이 된다.

조금만 벗어나 살펴보면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연기자를 전문으로 관리하는 배우 기획사의 경우 '여풍'이라 일컬을 수 있을 정도로 여성 CEO를 리더로 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운영하는 기획사에는 글로벌 활동이 가능한 한류 배우들을 보유한 곳이 많다. 그 만큼 여성 매니저들, 여성 CEO들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뜻. 이 배우들을 줄세우기 해보면 국내 엔터 시장의 한 주축을 이룰 정도로 엔터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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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는 현재 배우 손예진, 이민정, 고성희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MS팀엔터테인먼트 김민숙 대표를 들 수있다. 황신혜, 이미연, 김하늘의 전성기도 김 대표의 협업 아래 이뤄졌다. 김 대표는 현직 여성 매니저들이 롤모델을 꼽을 때 늘 1순위로 언급되는 여성 CEO다. 특히 여배우와 궁합이 잘 맞는 편이고, 손을 잡은 여배우들 마다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에 업계에서 김 대표는 실력파로 통한다. 손예진의 경우 데뷔부터 현재까지 김 대표와 가장 오랜 기간 일한 배우로, 김 대표는 연기파 이미지부터 한류 스타의 자리까지 손예진을 명실상부 탑배우 자리에 올려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현재도 영화부터 드라마, 광고계까지 두루 인프라를 형성하고 있어 배우들의 신뢰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 송혜교가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UAA(United Artists Agency) 박현정 대표이사도 활약 중이다. 20년여 간 송혜교와 일해 온 박 이사는 송혜교 모친의 부탁으로 업계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 배우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박 이사를 배우들은 친언니, 친누나처럼 따르며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전언. 한때 강동원과도 손을 잡았으며 현재는 유아인, 박형식, 안은진 등 스타급 배우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AM엔터테언민트 김옥현 대표와 배우 신민아 역시 '매니저와 배우의 의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다. 신인 시절부터 김 대표와 동고동락한 신민아는 김 대표를 가족처럼 의지하고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건의 매니저로 일을 시작한 김 대표는 이후 현빈과 신민아를 만나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현빈의 전성기는 AM에 몸 담던 시절이었고 신민아 역시 이곳에서 스타로 성장, 그 인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선희부터 김혜수까지 별들을 움직이는 여성 CEO들
후크·솔트·사람·호두·51K, 실력파 여성 매니저들이 지휘

소속 배우들과 전직원에게 통 큰 선물로 업계를 놀라게 한 여성 매니저도 있다. 최근 초록뱀엔터테인먼트에 지분 100%를 양도한 후크엔터테인먼트의 권진영 대표다. 가수 이선희부터 배우 윤여정, 이서진, 이승기 등을 관리하는 권 대표는 초록뱀에 회사를 넘기면서 모든 소속 연예인들과 임직원들에게 167억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선희와 가장 오래 인연을 맺었으며, 이서진, 이승기는 후크가 만든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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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한류의 시발점이 된 배우 박신혜 역시 여성 매니저와 오래 일하며 의리를 지킨 배우다. 솔트엔터테인먼트 이은영 이사는 박신혜가 아역 이미지를 벗고 한류 스타로 거듭나는데 일조했다. 배우 김정화 역시 이 대표와 손 잡은 후 이적한 적이 없다. 현재 솔트에는 박신혜, 김정화 외에도 대세 여배우가 된 김지원, 박희순, 김선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솔트가 이 처럼 큰 기획사로 성장한데는 박신혜와 이 대표의 긍정적 호흡이 있어 가능했다.

여성 매니저들이 여배우만 메인으로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기획사 51K를 설립한 배우 소지섭은 여성 매니저인 김정희 대표를 수장으로 두고 여러 사업들을 진행했다. 두 사람의 두터운 신뢰의 결과물은 소속된 현 배우들이 말해준다. 51K에는 소지섭 외에도 옥택연, 빅스의 차학연 등이 소속돼 있다. 여배우도 물색 중이지만. 주로 남자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던 후두앤유엔터테인먼트 이정은 대표는 현재 배우 김혜수, 신하균, 이선균, 이성민과 협업 중이다. 이들 역시 이적 보다는 꾸준히 재계약 의리를 보여 준 배우들이다. 주요 필모 역시 호두에서 쌓았다. 배우 김희선 역시 의리파다. 여성 매니저인 이기우 대표와 오랜 시간 우정을 지키고 있다.

이밖에도 유이, 장희진, 려운 등이 소속된 럭키컴퍼니의 전경수 대표, 고아성, 김동욱, 우도환, 유해진이 소속된 키이스트 박성혜 대표이사가 매니저 출신의 여성 CEO다. 이하늬, 수영, 조진웅, 변요한 등 다수의 배우를 거느린 사람엔터테인먼트의 이소영 대표 역시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여성 CEO로 꼽힌다. '오징어 게임'의 정호연은 사람엔터와 손을 잡고 활동 반경을 넓히는 중이다.

JYP : 2021년 이지영 본부장으로 첫 여성 임원 임용
하이브: 민희진 대표로 여풍 맞이한 방시혁 의장
여성 임원·CEO 부족한 K팝 업계, 변화로 재도약 할까


여성 매니저들은 K-엔터 시장이 커지면서 배우들과 나란히 성장했고 어느새 임원, CEO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연예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반면 K팝 기획사는 규모에 비해 여성 임원이 적은 편이다. 특히 대표직을 맡은 경우는 극히 한정적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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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능력을 펼치고 기업형 회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여성 임원들이 있다. SM은 매니지먼트 본부에서 김지원 이사가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JYP는 지난해 설립 후 처음으로 여성을 임원으로 등록해 화제를 모았다. 쯔위 등 트와이스 일부 멤버를 직접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진 이지영 본부장이 그 주인공. JYP에서 18년 간 근무한 이 본부장은 신인 그룹 있지(ITZY)와 니쥬(NiziU) 등 자사 아티스트 발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서현주 부사장 역시 업계 여성 CEO로는 입지적 인물이다. 빅히트에서 독립해 2008년 스타쉽을 세운 그는 걸그룹 씨스타, 케이윌, 보이프렌드, 매드클라운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K팝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현 스타쉽 김시대 대표와 부부 사이로,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반응을 얻고 있는 몬스타엑스와 아이브, 우주소녀, 크래비티가 현재 스타쉽에 소속돼 있다.

하이브 산하 어도어(ADOR)의 민희진 대표도 업계가 주목하는 인물이다. 정통 매니저 출신은 아니지만 뛰어난 재능으로 입소문이 나 있던 인물. SM 출신의 민 대표는 소녀시대, 에프엑스, 레드벨벳, 엑소 등 SM 주요 아티스트들의 기획부터 세계관 형성까지 비주얼 디렉팅을 지휘하며 이들을 성공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민 대표의 능력을 알아 본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어도어 설립을 통해 민 대표에게 대표직을 내줬고, 이 곳에서 하이브의 새 걸그룹을 론칭할 계획이다.

규모에 비해 여성 임원이 적은 K팝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풍은 살며시 방향을 틀며 보다 넓은 곳으로 뻗어가는 중이다. 매니지먼트를 넘어 방송가, 제작 업계로 고개를 돌리면 수많은 여성 임원, 간부들이 제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은 덕이다. 여전히 숙제는 있지만 K-컬처의 성공은 어쩌면 젠더 갈등이 비교적 적은 개방성에 있지 않을까. 능력있는 여성들과 손 잡기 시작한 K팝 기획사들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DB, 소속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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