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멀티플렉스 극장 CGV가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해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 넷플릭스 영화로 공개됐던 한국영화 7편을 CGV에서 상영하게 된 것이다.

CGV와 넷플릭스는 25일 첫 협력 상생 모델인 'NETFLIX IN CGV'(NETFIC, 넷픽)를 발표했다. '넷픽'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한국 영화 7편이 CGV에서 극장 상영된다. 영화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 '승리호' '낙원의 밤' '새콤달콤' '제8일의 밤' 등 7편이다. 9월 1일부터 12일까지 전국 CGV 80여 개 극장에서 상영한다.

지난해 코로나 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극장에 관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들면서 한국 기대작들이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했다. 극장 개봉에 최적화된 영화를 넷플릭스로 공개하는 것을 두고 관객들의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었다. 극장 상영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상 극장 상영은 영화제를 제외한 일반 극장을 통한 상영은 요원한 일이었다.

특히 '승리호'의 경우 한국 최초 우주 SF 블록버스터로 화제를 모았으나, 코로나 19 여파로 극장 수익만으로 제작비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 되자 고심 끝에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공개 이후 광활한 우주 배경 등 화려한 CG와 풍부한 사운드를 큰 스크린과 사운드가 갖춰져 있는 극장에서 보고 싶다는 관객들이 바람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관객이 관람의 형태를 선택할 수 없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간 영화의 경우 극장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IPTV를 비롯해 OTT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관객들이 극장과 TV, 모바일, 태블릿 PC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7편의 영화의 경우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단독 공개되면서 극장 관람을 우선시하는 관객들에게는 선택지가 사라진 셈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 특별전은 7편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관객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CGV와 넷플릭스의 최초 협력 상생 모델이라는 측면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지속적으로 극장과 OTT는 상생의 길을 찾아왔고, 이를 통해 극장과 OTT 동시 개봉 등의 모델을 이미 선보였다. 이에 더해 CGV와 넷플릭스가 한 발씩 양보해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넷플릭스 영화를 극장에 선보임으로써, 극장과 OTT는 물론 제작사와 관객까지 만족시키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탄생한 셈이다.

심준범 CGV 국내사업본부장은 "CGV는 예술 ·문화 콘텐츠 브랜드인 ICECON을 통해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며 "넷플릭스와의 이번 협력은 관객들의 관람 선택권을 넓혀 극장을 더 자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돼, 국내 영화 산업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특별전의 수익금은 넷플릭스의 사회 공헌 활동인 '넷플릭스 한국 고전 영화 복원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넷플릭스 한국 고전 영화 복원 사업'은 지난 100년 동안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주요 작품을 이후 세대까지 생생하고 온전하게 보존해 전달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다.

넷플릭스와 CGV의 첫 협력 상생 모델인 '넷픽'이 극장과 OTT 플랫폼의 상생에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기대를 모은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CG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