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해외에서 난리 난 이유가 있었다. 가장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로 가장 원더풀 한 이야기를 완성한 '미나리'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으로, '문유랑가보'의 정이삭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스티븐 연과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했다.

현재 미국 내 연기 시상식을 휩쓸며 오스카 유력 후보로 떠오른 '미나리'가 지난 18일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나리'는 오스카 유력 후보로 거론될 만한 이유가 있는 영화였다.

미국 이주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는 한인 가족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한인 가족으로서 겪는 에피소드도 담겨 있지만, 가장 큰 줄기는 보통의 가족 이야기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 가족을 보살피는 것이 우선인 엄마 모니카(한예리) 가 겪는 갈등은 어릴 적 누구 하나쯤은 보며 자랐던 부모 세대의 갈등과 결이 비슷하다.

영화는 서글프고 버거운 삶을 살아내는 제이콥 모니카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결국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낯선 미국 땅으로 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려는 가족을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미나리와 연결시켰다. 그래서 엔딩에서 호수를 가득 메울 듯이 피어난 미나리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도 그 이유다.

정이삭 감독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연출로 '미나리'에 담아냈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 세계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가족의 이야기로 완성했다. 또한 정이삭 감독은 다정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제이콥 모니카 가족의 이야기를 미화하지도, 그렇다고 격정적으로 풀어내지 않고 담백하게 그렸다. 이러한 연출이 인물들의 상황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스티븐 연부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 등의 연기 앙상블도 인상적이다. 특히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왜 그가 현재 미국 연기상을 휩쓸고 있는지 납득할 수밖에 없는 깊은 내공의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손자 데이빗 역의 앨런 조와의 '케미'는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코 끝이 찡해질 만큼 먹먹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윤여정은 언론시사회 전 영상편지를 통해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무섭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무서워할 것 없다. 그만큼 원더풀 하니까. 3월 3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미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