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미스트롯2’가 또다시 시청자 ‘우롱’으로 구설에 올랐다. 출연진의 음이탈 실수를 보정해 방송에 내보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경연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이유는 ‘실수’나 ‘돌발상황’ 모두 평가 내용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성, 형평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생방송으로 무대를 보여주고 시청자와 관객의 투표를 통해 성적을 매기는 게 일반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현장 관객이 사라졌다. 현장 감시자가 없으니 편집돼 방송으로 보여지는 것이 시청자에게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이 편집으로 무대 내용을 건드린다는 것은 사실상 조작이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시청자와의 ‘신뢰 관계’는 더이상 유지해나가기 어려워 보인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이하 미스트롯2)가 이 ‘조작’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준결승전 무대에서 출연자 황우림이 꾸민 ‘카사노바’ 무대가 문제로 떠올랐다.

방송에서 보여진 황우림의 무대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심사위원의 아쉽다는 반응이 의아하긴 했지만, 실수로 보여지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스트롯2’ 제작진이 같은날 유튜브 채널에 올린 버전에는 황우림이 고음을 부르는 과정에서 음이탈을 내는 장면이 그대로 등장한다. 제작진이 원본을 편집, 보정해 방송에 내보냈다는 추측이 가능한 영상이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곧 제작진이 참가자의 노래를 후보정해 방송했다는 내용의 글들이 게재됐다. 논란이 일자 TV조선 측은 클린본 영상을 삭제했다. 추가 대응은 없었다.

‘미스트롯2’ 시청자로 꾸려진 진상규명위원회는 이 내용과 관련해 16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진정서를 냈다. 진상위는 ‘음이탈 후보정’을 사실로 보고 “경연 프로그램에서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비공개 처리된 영상을 이미 저장해 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진상위이 ‘미스트롯2’ 제작진에 제기한 공정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원자 모집 시기와 티저 촬영 일정이 맞지 않는 것을 두고 내정자 의혹을 제기했고, 공정하지 못한 시작이라며 방통위에 진정서를 접수한 상태다.

하지만 또다시 같은 논란에 휩싸이며 시청자와 등을 지게 됐다. 현장 관객 없이 온라인을 통한 인기투표 등만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 일부 출연자에게만 보정 송출을 허락했다는 것은 시청자를 기만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방송이기 때문 일정 상황에 따라 편집으로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피하다지만, 그 편집 부분이 무대 내용이라면 ‘조작’이라는 해석이 불가피해보인다. 무명 트로트 가수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시청자가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은 그만큼 보는 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디션의 절대 가치인 공정성이 훼손된다면 방송을 이어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 논란을 통해서도 겪은 일이다. TV조선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어떤 답변을 내놓을 것인지에 세간의 이목이 쏠려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