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김종은 기자/영상 임은지 기자] 화를 부르는 배우다. 드라마와 영화 속 이 배우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무섭기까지 하다. 하지만 실상은 그저 연기가 좋은,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직업인이자 기능인이다. 배우 이정현을 만났다.

이정현은 지난 2014년 광고 모델로 데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7년차 배우다. 영화 ‘위험한 상견레2’ ‘오빠생각’ ‘울보’ ‘그랜드파더’ ‘우리들의 일기’ ‘레볼루션’ ‘플라이 하이’ ‘군함도’ ‘아이 캔 스피크’ ‘대장 김창수’ ‘리얼’ 등의 영화에 조단역으로 출연하며 신인 시절을 보냈다.

대중에 눈도장을 찍은 작품은 지난 2018년 출연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츠다 하사 역이다. 출연 인물 소개란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이 캐릭터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 내며 제대로 이름을 알렸다. 실제로 일본인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됐을 정도로 역할에 몰입했고, 호평을 받았다.

이후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사자’ ‘갱’ ‘오케이마담’ 등에 출연했고, 지난해 드라마 ‘계약우정’ ‘앨리스’ 등에서 색깔이 분명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방송된 드라마 ‘스위트 홈’에서 여성에 과할 정도의 집착을 보이는 경모 역을 맡아 또 한 번 분노를 부르는 연기를 보여줬다.

올해는 JTBC 드라마 ‘설광화’, 영화 ‘샤크’ 등을 통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갈 예정이다. 영화 ‘소년들’ ‘청춘하라’ ‘해적2’ 등에도 캐스팅 돼 촬영을 마쳤다.

최근에는 그룹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땡큐’(Thank U)의 뮤직비디오에서 황정민, 유노윤호 등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Q. 요즘 뭐 하고 지내시나?

최근에 작업하던 것들이 많이 끝나서 쉬는 시간도 가지면서 다음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Q. 추운 날씨와 코로나19 여파, 촬영장 분위기는 어떤가?

코로나19 때문에 스태프, 배우들이 조금 많이 조심스러운 것 같다. 최대한 개인 방역에 신경을 쓰면서 조심스럽게 촬영에 임하고 있는 것 같다. 혹여나 위험한 요소들이 있을 경우에는 촬영하는 쪽에서도 배우들에게 통보해 주고 위험에 대해 인지를 하고 조심할 수 있게 다들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Q. 촬영장에서 배우 이정현의 캐릭터는?

나는 사실 조용히 있는 게 제일 나에게 편한 것 같아서 아직은 분위기메이커나 뭔가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내 캐릭터에 집중해서 열심히 연기할 수 있는 배우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Q. ‘미스터 션샤인’부터 ‘앨리스’와 ‘스위트홈’까지. 매번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에 따른 시청자들의 관심도 뜨거운데,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을까?

사실은 그 뜨거운 반응들에 더불어서 욕들도 있고, 재미있는 반응들도 있다. 반응 하나하나가 되게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안 좋은 말들도 어쨌든 그 캐릭터에 몰입해 있다 보니까 기분이 나빠서 말해주는 것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하다 보니 되게 좋다.

Q. 매번 악역에 가까운 역을 맡고 있다. 실제 본인의 성격은 어떠한가?

나도 화가 날 때는 화가 나기도 하고 즐거울 때는 되게 즐거운 것 같다. 그래서 현재 감정에 조금 충실하려고 하는 편이다. 가능하면 행복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Q. 캐릭터 영향인지 비주얼 역시 악역에 고착화되는 느낌이다. 변화를 줄 생각은 없나?

맡는 역할마다 조금씩은 다른 악함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악한 캐릭터가 아닌 좋은 캐릭터를 받아들였을 때 그 모습을 조금 더 다르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금 맡는 역할들에 있어서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는 게 좋은 것 같아서 이렇게 보여드리고 있는 거다. 내가 또 다른 역할을 맡았을 때 또 다른 연기로 어떤 식으로 보여드릴지를 기대하고 바라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스위트홈’ 속 경모는 여성에 과할 정도의 집착을 보여줬다. 그런 경모 역할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전사를 만들어봤는지? 또 경모가 그 정도로 욕망이 강한데 괴물화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사실은 경모라는 캐릭터는 웹툰에도 나와 있는데 성범죄자 캐릭터로 이미 묘사가 돼 있는데 성범죄자가 가지고 있을법한 취향들이나 행동의 특이성, 그리고 그런 것들에 대해 어떤 포인트로 가져갈지가 되게 중요했던 것 같다. 그것에 대해서는 대본 안에서 지문상으로 사실은 ‘여자의 향기를 맡는다’ ‘여자의 환부를 좋아해서 거기에 대해서 반응한다’ 같은 게 있었는데 그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어떤 식으로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괴물에 대한 것은 사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아가 강할수록 어쩌면 괴물들에게 먹히기 힘들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경모라는 캐릭터는 본인의 자아도 그렇고 본인이 가진 캐릭터성도 그렇고 너무 강한 친구이다 보니 괴물화가 되기에는 쉽지 않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

Q.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다양한 작품의 출연이 예고돼 있다.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사실은 좋게 바라봐 주시는 업계 관계자분들도 그렇고 시청자분들도 좋게 바라봐 주시기 때문에 여러 좋은 캐릭터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내가 맡는 배역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게 그들에게 좋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Q.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뮤직비디오에 황정민과 함께 출연했다. 이 뮤직비디오에서의 캐릭터는? 또 악역인가?

이름이 나오지는 않지만 재남이라는 캐릭터다. 재남이는 사실 부모에게 버려졌던 고아인데 그 고아를 황정민이 맡은 왕사장이 거둬주면서 왕사장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킬러다. 그 수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왕사장을 지키고자 하는 캐릭터다. 짧지만 강한, 매력 있는 캐릭터이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Q. 출연 계기는? 뮤직비디오 연기와 영화, 드라마 연기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연기를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세 가지가 다 같은 것 같다. 운이 좋게 뮤직비디오에 참여하게 된 것 같다. 좋게 봐주신 감독님과 윤호 형님과 회사 분들 덕분에 잘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잘 찍으려고 노력했다.

Q. 뮤직비디오 연기를 하면서 들은 유노윤호의 신곡은 어떤 느낌인가? 본인이 생각한, 뮤직비디오의 감상 포인트를 전한다면?

매력 있는 비트와 매력 있는 캐릭터들 매력 있는 연기들을 바라봐 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 윤호 형님이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이야기 전개 방식에 초점을 맞춰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추후 작품(설강화, 샤크 등)에선 이정현의 어떤 새로운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까?

캐릭터들이 워낙 다양하다. 캐릭터마다 사실은 표현 방식이 조금씩은 달랐던 게 있었다. 사투리도 있었고 재미있는 매력들이 있다. 그 매력들을 바라봐 주시고 좋게 봐주시면 좋겠다. 사실은 내가 잘했다거나, 이 캐릭터는 뛰어나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일에 대해서는. 바라봐 주시는 분들이 좋게 봐주실 수 있도록 다가갔으면 좋겠다.

Q. 연기하고픈, 자신 있는 캐릭터가 있나?

코믹적인 것들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코드들이 있다. 그래서 그 코드들이 언젠가는 나에게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 그것들을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Q. 로맨스, 치정 등 반전이 기대된다.

너무 매력있을 것 같다. 그런 캐릭터를 받아들이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그 정도의 매력이 보여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언젠가 온다면 잘 해내 보고 싶다.

Q. 데뷔 7년차를 맞았다. 올해 이루고 싶은 바람이나 목표가 있을까?

올해 목표는 좋은 모습으로 시청자분들, 관객분들에게 보여지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많은 작품들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그 안에서 나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들이 다가와서 내가 잘 표현을 해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Q. 배우라는 커리어를 통해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팬들에게 어떤 배우로 각인되길 바라나?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긴 한데 그만큼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좋은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도 사실 되게 중요한 덕목인 것 같다. 좋은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영향력을 주는 배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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