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감성, 그리고 최하나 감독과 정수정의 스크린 데뷔작 ‘애비규환’이 베일을 벗었다.

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제작 아토ATO) 언론시사회에서는 최하나 감독과 출연 배우 정수정 장혜진 최덕문 이해영 강말금 신재휘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로, 12일 개봉 예정이다.

◆재기발랄한 설상가상 코미디

‘애비규환’은 최하나 감독의 데뷔작이다. 재치와 위트를 겸비한 최하나 감독의 개성 넘치는 각본과 연출로 탄생한 ‘애비규환’은 유쾌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이 영화가 최하나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생각하면, 놀라운 면면들이 있다. 이혼 가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유머, 그리고 전체를 감싸는 따뜻한 감성까지 하나로 아우르는 최하나 감독의 연출력이 감탄을 자아낸다.

그렇다면 최하나 감독은 왜 첫 데뷔작으로 ‘애비규환’을 만들게 됐을까. 최하나 감독은 이에 대해 “제가 원래 워낙에 콩가루 가족 영화를 좋아한다. 이 ‘애비규환’은 제가 처음으로 쓴 장편 시나리오다. 내가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하는지 고민하던 찰나에 가족 영화에 도전하자는 생각을 했다. 주변 가족 이야기를 보면 각자의 사연들이 있지 않나. 그런 이야기를 참고해서 가족 이야기를 만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하나 감독은 이야기의 포인트 중 하나인 이혼에 대해 “요즘 주변을 보면 이혼을 많이들 하지만 ‘실패한 결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있지 않나”라면서 “저는 이혼을 삶의 오류를 고치기로 결심한 사람들로 그리고 싶었다. 편견이 아닌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무드를 가장 축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있다. 바로 제목이다. ‘아비규환’을 변형한 말장난 같은 제목이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이 보다 더 적확한 제목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제목이 주는 힘이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최하나 감독은 “시나리오 수업을 같이 듣던 친구들끼리 ‘아비장전’을 이용한 ‘애비정전’으로 패러디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아비정전’은 너무 무거운 것 같아서 ‘애비규환’으로 하면 어떨까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없어서 쓰게 됐다”고 말했다.

◆정수정의 재발견

이번 작품은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로 데뷔해 드라마와 시트콤을 넘나들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정수정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다. 드라마 ‘슬기로운 깜방생활’로 ‘아이돌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지우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정수정. 그는 이번 작품에서 누구에게도 쉽게 주눅 들지 않고 무엇이든 알아서 척척해내는 똑 부러진 스물두 살 대학생 토일 역을 맡아 연기했다. 토일은 연하 남자친구와의 불꽃같은 사랑으로 임신을 하게 되자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스스로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뒤 ‘내가 누구를 닮았는지 알아보겠다’며 난데없이 15년 전 헤어진 친아버지를 찾으러 떠나는 캐릭터다.

결론만 말하자면 정수정은 ‘애비규환’에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벽히 지워낼 정도로 토일 그자체로 분했다. 엉뚱하면서도 무모한 용기를 지닌 토일의 매력을 오롯이 펼쳐낸 정수정의 존재감은 극 전체를 아우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에프엑스 크리스탈은 없고, 배우 정수정만 보인다.

최하나 감독은 정수정 캐스팅에 대해 “에프엑스 크리스탈의 범접하기 힘든 이미지가 강했지만, ‘하이킥’을 제가 정말 재밌게 봐서 코미디 연기를 잘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첫 미팅 때 수정 씨가 걸어 들어오는 순간 저 사람이 연기하는 토일이가 내가 생각한 토일이 보다 매력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수정 씨가 너무 해맑게 웃으면서 시나리오가 재밌다고 말하는데 범접할 수 없는 이미지보다는 너무 사랑스럽더라. 그래서 지금도 탁월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첫 스크린 주연작인데다 임산부를 연기해야했던 터라 정수정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정수정은 단번에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또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의 서사를 다룬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고. 정수정은 “공감대도 많이 갔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수정은 “크리스탈도 정수정도 다 저다. 배우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최하나 감독의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 정수정. 두 사람이 만들어낸 유쾌한 시너지로 가득한 ‘애비규환’이다. 코로나 19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웃음과 따뜻한 감성을 전달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