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강철비2'가 전작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 이하 '강철비2')의 제작보고회가 2일 오전 진행됐다. 행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비대면 온라인으로 열렸으며, 양우석 감독,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이 참석했다.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작품으로, 다음 웹툰 '스틸레인'을 원작으로 한다.

정우성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고뇌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을, 곽도원은 평화협정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키는 북의 강경파 호위총국장 역을, 유연석은 미국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에 참여한 북의 젊은 최고 지도자 북 위원장 역으로 분한다.

이날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2'는 일반적인 속편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속편에서 1편의 배우들은 2편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게 되는데, 우리는 진영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럼에도 세계관이나 주제는 이어지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강철비2'는 상호 속 보완적 속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그래서 '강철비2'의 특이점은 1편에 나오는 배우들이 거의 다 나온다는 점, 차별점은 두 사람의 진영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는 양우석 감독은 "남북의 진영을 바꿔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남북이 바뀐다 한들 상황은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정우성x곽도원 "1편과 다른 역할,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막상 정우성은 "1편과 달리 2편에서 감독님이 제게 갑자기 대한민국 대통령 역을 맡아달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정우성은 "감독님께서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을 주나 싶었다. 그래서 같이 하겠다고 마음먹기까지 꽤 오래 시간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우성은 "그럼에도 설정 자체는 새롭고 흥미로웠다"면서 "'강철비' 1편과 2편 모두 우리가 아닌 한반도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강철비1'이 한반도에 희망을 건다는 판타지적인 이야기를 다뤘다면, 2편은 한반도에 놓인 상황을 더 냉정하게 바라보는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 2편은 관람객들에게 더 생각할 수 있을만한 거리를 주는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곽도원 역시 1편과 역할이 달라 당황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곽도원은 "어느 날 감독님께서 '강철비2'를 하겠다고 하셔서 '제가 그러면 대통령을 하는 거냐'고 물었는데 1편에서 죽은 정우성이 대통령을 한다고 하더라. 반면 난 북한 사람을 맡는다고 해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며 웃었다.

2편에 새롭게 합류한 유연석은 "1편을 너무 재밌게 봐서 흔쾌히 대본을 읽게 됐다. 그런데 내가 이 역을 맡는 게 맞나 싶었다. 처음엔 망설이기도 했고, 지도자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상상이 안됐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영화라는 공간에서 더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기 위해선 상상력을 펼칠만한 인물들을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고, 이 말에 결국 '강철비2'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 韓 대통령→北 위원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캐릭터였다."

그런가 하면 '강철비2' 배우들은 각자 역할을 맡으며 어려웠던 점도 언급했다. 먼저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은 정말 준비하기 어려웠던 캐릭터였다"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했다. 상상으로 그려낼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겪었던 이들이 어떤 정서로 한반도를 들여다봤을지, 우리 민족과 한반도의 미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을지 상상해봤고,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한경재 대통령이 가질 정서를 준비해갔다"고 운을 뗐다.

북 호위총국장 역을 맡은 곽도원은 "내가 맡은 역할은 북이 한반도에 대해 가진 두 가지 생각 중에 한 쪽을 대변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했고, 양우석 감독은 설명을 덧붙여 "한반도에 사시는 분들은 다 이해하시겠지만, 북이 보여주는 이중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어쩔 때는 평화를 당장이라도 만들어 나갈 것처럼 하다가도, 또 어쩔 때는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을 한 인물이 표현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캐릭터로 나눠봤다. 그러다 보니 극중 유연석과 곽도원이 '지킬앤하이드'처럼 보이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연석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던 건 북한말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말이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했다. 지위나 지역에 따라 달랐고, 그런 차이점을 찾아내는 게 내 숙제였다. 두 번째로는 북의 지도자로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찾아내는 것이었다. 대본을 읽으며 고민을 거듭했고, 충분히 나도 고민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청년들이 가질 수 있을만한 고민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에, 그런 모습을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곽도원 역시 "나도 사투리가 너무 어려웠고 낯설었다. 사투리를 준비하는 데 많은 애를 먹었다"고 공감했다.

끝으로 정우성은 "이런 시기에 영화를 개봉하는 것이 불안하긴 하다. 여러분들이 안전하게 영화를 편안하게 즐기셔야 할 텐데라는 걱정도 있다.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7월 29일에 영화가 개봉하는 운명을 맞았다. 아무쪼록 영화를 안전하게 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곽도원은 "요즘 피로도 많이 쌓이실 텐데, 영화를 통해 풀어지길 바란다.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유연석은 "요즘 우리들이 가질 수 있을 법한 고민들을 때론 위트 있게, 때론 진지하게 풀어낸 영화다.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고, 양우석 감독은 "영화를 보여드릴 준비는 끝냈지만, 먹먹한 심정으로 개봉을 하고 있다. 함부로 와주십사 말씀드리긴 뭐 하지만, 저희는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 노력을 극장에 와주셔서 확인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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