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국형 뮤지컬 영화 '소리꾼'이 베일을 벗었다.

22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제작 제이오엔터테인먼트)의 언론시사회에서는 조정래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이봉근 이유리 박철민 김동완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리꾼'은 소리꾼 학규(이봉근)와 그의 유일한 조력자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행색은 초라하나 속을 알 수 없는 몰락 양반(김동완)의 조선팔도 유랑을 담은 한국형 뮤지컬 영화다.

◆조정래 감독의 28년 염원이 이뤄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며 2016년 개봉 당시 전 국민의 지지와 화제를 모은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왕이 아닌 민초들의 삶과 음악을 담아낸 한국형 뮤지컬 영화 '소리꾼'으로 돌아왔다.

'소리꾼'은 정통 고법 이수자 조정래 감독이 28년 간 염원했던 판소리를 소재로 한 영화로, 한국 정통 소리를 감동적인 드라마로 풀어냈다.

조정래 감독은 연출 계기에 대해 "93년도에 영화 '서편제'를 본 뒤 제 인생이 정말 달라졌다. 그때부터 영화와 소리를 배우게 됐다"면서 "오래된 염원이 이뤄진 기분이다. 그때 써뒀던 단편 영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게 돼서 감개가 무량하다. 배우분들과 스태프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판소리를 소재로 했지만, 조정래 감독이 더 중점을 둔 건 서사였다. 학규와 아내 간난, 딸 청이를 비롯해 학규가 길에서 만난 사람 모두 '소리꾼'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정래 감독은 "우리 소리의 매력이나 전통음악을 극대화시키자는 목표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서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가족의 복원을 다루는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리꾼'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스크린에 옮겨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에 대해 조정래 감독은 "아름다운 풍경을 담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안 다녀 본 것이 없다. 저도 그 과정에서 인대가 찢어지기도 했다.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첫 영화 연기 이봉근, 캐릭터 그자체"

이번 영화는 첫 영화 연기에 도전한 국악계 명창 이봉근과 연기파 배우 이유리와 그룹 신화 겸 배우로 활약 중인 김동완, 충무로 신 스틸로 박철민 등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다.

명창이지만, 영화 연기가 전무한 이봉근을 캐스팅한 이유로 조정래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주인공은 반드시 소리꾼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오디션 과정에서 많은 걱정 어린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른 선배들이 기라성 같은 배우들도 판소리를 할 수 있다고 우려를 보내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정래 감독은 "이봉근 씨가 오디션에서 잘하시기는 했지만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저는 그게 보기 좋았다. 영화 속 학규의 모습이었다"고 이봉근을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정래 감독의 확신처럼, '소리꾼' 속 이봉근의 모습은 심학규 그 자체다. 특히 이봉근은 사라진 아내를 찾는 학규 역을 맡아 서민들의 애환을 어루만져주는 판소리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심봉사가 청이를 만나 눈을 뜨는 장면의 판소리를 쏟아내는 이봉근의 아우라는 상당하다. 이에 대해 박철민은 "학규가 눈을 뜨는 장면을 촬영하면서도 많이 울었다. 스태프들과 다른 배우들도 함께 울었다. 관객분들이 저와 같은 감동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소리꾼'은 7월 1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