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겨울왕국2’의 제작진들이 영화의 제작 계기부터 1편과 다른 점에 대해 말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ㆍ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봉기념 기자간담회가 2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을 비롯해 피터 델 베초 프로듀서, 이현민 슈퍼바이저 등이 참석했다.

지난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는 아렌델 왕국을 구하고, 자신의 힘의 비밀과 진실을 찾기 위해 안나(크리스틴 벨), 크리스토프(조나단 그로프), 올라프(조시 게드), 스벤과 여정을 떠나는 엘사(이디나 멘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전작 ‘겨울왕국’ 1편은 국내에서만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급 디즈니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으며, OST도 큰 인기몰이를 해 이른바 ‘렛잇고(Let It Go)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기에, 2편에 대해서도 기대가 모아졌다.

현재 ‘겨울왕국2’는 개봉 5일 만에 440만 명의 관람객 수를 기록, 순항을 이어나가고 있다.

◆ 제작 계기

이날 크리스 벅 감독은 “이전까지 디즈니는 로맨틱한 사랑에 포커스를 맞춰 영화를 제작했었는데, 이번엔 새로운 형태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제작진은 가족, 자매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런 점이 신선하다고 생각됐다. 이런 부분이 중심축이 돼 영화를 발전시키게 된 것 같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키포인트가 된 듯하다”며 ‘겨울왕국’ 시리즈를 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를 들은 제니퍼 리 감독은 “특히 ‘겨울왕국’ 속 캐릭터들은 다른 디즈니의 공주들과는 비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선악의 대결 구도는 주로 나오는 소재지만,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우린 대결보단 자매의 사랑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여성 캐릭터가 항상 대립 구도에 서서 싸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면서 “두 자매가 서로 돕고 도전하며 장애물을 뛰어넘는 과정을 그리는 게 목표였다. 또 사랑은 어려운 감정이라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 이런 과정에서 기존 여성 캐릭터들의 콘셉트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우리 또한 그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두 감독은 1편에 이어 2편을 제작하게 된 이유까지 덧붙였다. 먼저 크리스 벅 감독은 “한 번 작품을 만드는 데 4-5년의 시간이 걸린다. 500여 명의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항상 개봉 뒤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압도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창작자의 관점에서 관객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 보면 늘 놀랍고 나 스스로를 겸허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해 영화를 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니퍼 리는 “이런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늘 마라톤 같고, 그러다 보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2편을 제작한 건 마음속 깊이에서부터 느껴졌던 한 아이디어 때문”이라며 “이 자매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야 할 필요성이 느꼈다. 하나의 완성된 여정을 통해 성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니퍼 리는 “1편이 개봉한 이후 시간이 좀 지났기 때문에 관객도 함께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됐다. 때문에 더 성장한 캐릭터들의 모습과 함께 좀 더 생각이 필요한 질문을 드리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메시지가 중요했다. 시대를 뛰어넘는 메시지를 건네야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메시지를 무슨 방식으로 보낼지 고민을 많이 했던 작품 같다”고 덧붙였다.


◆ ‘겨울왕국2’의 중점 포인트

‘겨울왕국2’에는 1편과 다른 부분이 몇 가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먼저 크리스 벅 감독은 “1편과 달리 2편에서는 안나와 엘사가 모두 레깅스를 입고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점이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을 고려한 건 아니다. 1편과 2편이 다른 점은 2편에선 모험에 대한 준비를 했다는 점이다. 1편에선 엘사가 성에서 바로 뛰쳐나가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 수 없는 상태였지만, 이번엔 여정을 떠나야 하는 입장이었다. 모험을 앞둔 인물이기에 숲으로 들어가야 했고, 여러 장애물과도 마주쳤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레깅스를 입히는 게 맞다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니퍼 리 감독은 “이번엔 엘사의 능력이 어디서 왔을까 고민을 했다. 더 깊이 들어가 봤다. 그러던 중 물도 기억이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알게 됐다. 이 대사는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면서 “엘사 또한 이런 부분과 깊게 연관돼 있다고 생각했다. 물의 흐름처럼 엘사가 자신의 힘을 폭력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가는 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엘사의 비전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많은 분들이 엘사가 가진 마법만 초능력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개인적으로 안나도 엄청난 능력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엘사는 자신의 능력을 외형적으로 표출하는 반면, 안나는 내면의 강인함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극중 안나는 특유의 발랄한 성격으로 다른 이들과 공감하고, 모두를 포용하려 하려 노력한다. 이런 능력을 가진 안나가 있기에, 엘사도 더 자유롭게 자신의 마법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제작진 또한 이 두 가지 관점을 중심으로 두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엘사가 이끌어가는 리더라면, 안나는 모두를 포용하는 보조자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시면 더 흥미롭게 영화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