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민주 기자]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배우 이주실이 과거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 이창호 씨를 찾는 데 성공했다.

15일 저녁 방송된 KBS1 예능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이주실이 출연했다.

이주실은 지난 1993년 유방암 말기 판정 후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학교인 한겨레 중고등학교에서 북한 이탈 청소년을 가르쳤다. 이주실은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지난 2006년 최초로 설립된 한겨레 중고등학교에서 첫 개교 멤버로서 학생들을 위한 연극을 가르쳤다"며 "연극을 통한 예술치료로 북한 이탈 학생들이 받은 상처를 비롯해 환자였던 나의 아픔도 함께 극복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주실은 한겨레고등학교에서 만났던 이창호 학생을 소개했다. 그는 "창호는 당시 18살이었다. 배우 꿈을 키우던 창호에게 배우인 내가 길 안내를 해줄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북한에서 남한까지 건너온 이 청년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주실은 이창호 씨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주실에 따르면 이창호 씨는 한겨레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 동국대학교 연극학부에 입학했다. 하지만 2010년 이창호 씨는 자취를 감췄다. 이주실은 그의 건강을 염려했고, MC들 또한 이창호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지 걱정을 했다.

이주실은 "나는 창호를 가르치며 암 완치 판정을 받았는데 정작 창호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을지 소식만이라도 알고 싶다. 혹시 내가 무얼 잘못한 게 있다면 다시 만나 꼭 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주실은 "창호는 냉소적인 아이였다. 피부가 하얀 아이가 잘 웃지도 않고 말도 시원시원하게 하지 않았다"며 "고향이 북한인 친구들과 비교해도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큰 소리나 어떤 특별한 소리를 들으면 애가 흠칫 놀랬다. 심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주실은 "창호가 8세에 북한을 떠났다더라"며 "도망자 신세가 되니까 중국에 있을 때도 놀면서도 주위를 경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주실은 "과거 암 투병 당시 나는 이미 끝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딸들도 살고 나도 사는 법을 찾았다. 외국에 있는 동생에게 두 딸을 부탁하면서 그 죄책감 때문에 더 특수한 곳을 다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주실은 "내가 이제 잘 지내는 것을 보고 큰 아이가 한국으로 오고 싶다고 했다. 그 아이가 왔을 때 내가 큰 과제를 준 것이 '너도 이 일 좀 해라'고 했다"며 딸에게 한겨레 중고등학교를 소개했던 것을 떠올렸다. 이주실은 "딸도 탈북 청소년들을 가르쳤다. 창호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창호 씨를 찾아 이동하던 이주실은 "길에서 마주치면 알아볼 자신이 없다"며 "이렇게 연락 안 되는 것조차 야속해하지 않을까"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곧이어 이주실이 윤정수, 김용만의 안내 아래 도착한 곳은 동국대학교였다. 이주실은 그 곳에서 이창호 씨를 만났다. 이창호 씨는 "선생님"을 외치며 그에게 다가왔다. 이주실은 그를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안아줬다. 이창호 씨는 "잘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렇지 않아서 차마 연락을 드릴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창호 씨는 대학교를 자퇴했으며 배우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주실은 박수를 치며 그의 결정을 응원했다. 이주실은 "건강하고 밝게 지금 잘 살고 있는 게 느껴진다. 눈물이 쏙 들어간다"며 "지금의 일을 응원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주실은 "근성이 있어서 이걸 할 거다 하면 꼭 이루어내는 친구"라고 계속해서 칭찬했다.

이창호 씨에 이어 이주실의 딸 이도란 씨가 등장했다. 이창호 씨는 이도란 씨에게 "선생님"이라고 외치며 안겼지만 이도란 씨는 "토할 것 같다"고 장난을 쳐 폭소케 했다. 이도란 씨는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기분이다. 찾느라 고생을 했다"라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이도란 씨는 "창호가 아프고 적적했을 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사람이 가장 흔들릴 때는 외로울 때 아니냐"고 덧붙였다.

방송 말미 이창호 씨는 이주실과 이도란 씨에게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며 그간의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한 그는 '스승의 은혜'를 불러 감동을 안겼다.

[티브이데일리 김민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1 'TV는 사랑을 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