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카센타’가 최근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블랙 코미디 장르로 무장해 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민다.

영화 ‘카센타’(감독 하윤재ㆍ제작 88 애비뉴) 언론시사회가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하윤재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용우, 조은지가 참석했다.

‘카센타’는 지난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빵꾸’라는 제목으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이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로에 못을 박고, 차를 수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코미디다.

극중 박용우는 한 달에 20만 원도 못 버는 씁쓸한 모습의 카센터 사장 재구 역으로, 조은지는 인형 눈을 붙이며 생계를 유지하는 재구의 부인 순영 역으로 분했다. 두 사람은 먹고살기 팍팍한 서민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에 웃음과 현실 공감이라는 두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최근 남다른 센세이션을 일으킨 ‘완벽한 타인’부터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된 ‘기생충’까지, 블랙 코미디의 르네상스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작품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이런 물살에 맞춰 하윤재 감독의 ‘카센타’도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영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 ‘카센타’의 제작부터 출연까지, 우여곡절의 10년

하윤재 감독은 “10년 전쯤 영화와 비슷한 곳으로 여행을 갔다가 자동차 바퀴가 찢어져 동네 카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한 시간 반 정도를 평상에 앉아 많은 생각을 했는데, 50대 무서운 비주얼을 가진 사장님을 보고 시나리오를 구상하게 됐다. 이후 서울로 올라가 2-3주 만에 스토리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윤재 감독은 “오래된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을 만나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걸 해볼 수 있었고, 더 이상 여한이 없다. 여기 있는 두 분이 아니었다면 시작조차 못 했을 작품이다”면서 “재구라는 캐릭터 자체도 그랬다. 박용우가 출연한 작품에서 따온 캐릭터였고, 박용우라는 배우에 맞춰 시나리오를 수정했다. 머릿속에 박용우 배우가 캐스팅 1순위였던 만큼 그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다. 만약 박용우 배우가 다시 거절했다면 몇 년 동안 시나리오가 돌고 돌아 계속해 딜레이가 됐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자리가 더 기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이를 들은 박용우는 “배우에게 작품을 맡는다는 건 항상 특별한 의미다. 하지만 처음부터 ‘카센타’에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결정한 건 아니었다. 처음엔 거절을 했다. 하윤재 감독님이 무섭게 느껴졌기 때문. 그러던 중 내가 외국에 가게 됐고,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보내주셨다. 개인적으로 그때 감동해 출연을 결정했다.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너무 감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영화를 하기 너무 잘 한 것 같이 느껴진다. ‘카센타’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용우는 “보통 내가 영화에 팬이 되는 이유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영화를 봤을 때, 또 다른 하나는 감동을 느낄 때다. 내가 출연한 영화이긴 하지만 ‘카센타’에는 두 가지가 모두 있었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영화였고, 내가 감동을 느꼈다. 그래서 팬이 됐다. 이 두 매력을 최대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은지는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에 끌려 출연하게 됐다. 욕망으로 인해 점차 변해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느껴졌고, 꼭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 하윤재 감독 “‘카센타’, 현실적인 느낌 부여하고 싶었어”

특히 ‘카센타’는 현실적인 스토리와 동시에 실제로 볼 수 있을법한 동네의 분위기가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하윤재 감독은 “내가 10년 전 카센터를 방문했을 때 느낌을 90퍼센트 이상 구현해놨다”며 “휴양지이지만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윤재 감독은 “특히나 이방인에 대한 차별을 강조하고 싶었다”면서 “극 중 재구와 순영은 서울에서 왔다는 이유로 문사장(현봉식)에게 계속해 따돌림당한다. 재구가 못을 도로에 박는 범죄를 하는 이유도 이러한 차별 때문이다. 결국 재구와 순영이 먹고살기 위해 범죄를 시작했다는 의미를 부여함에 따라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윤재 감독은 “내가 겪었던 일을 모티브로 삼고 한 편의 영화를 완성시켰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특정한 인물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길 바랐다”고 전하며 “이러한 관점으로 작품을 보시면 각자의 캐릭터에 더 몰입하고, 집중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덧붙였다.

한편, 영화 ‘카센타’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카센타’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