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가수 장우혁이 본업인 댄스 가수로 돌아왔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무려 8년이 걸렸다. '1세대 아이돌'이란 정점의 위치에서 '신인의 마음'으로 내려온 그의 새로운 도전에는 비장함이 담겼다.

장우혁은 4일 새 싱글 '위캔드(WEEKAND)'를 발표하며 솔로 활동에 나선다. 신곡 '위캔드'는 레쳇 기반의 트렌디한 힙합 트랙으로, 장우혁 특유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곡이다.

이번 곡으로 장우혁은 지난 2011년 '시간이 멈춘 날' 이후 무려 8년 만에 활동하게 됐다. 오랜만에 국내 솔로 활동을 재개하게 된 장우혁은 "퍼포먼스 가수, 댄스 가수로서 더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연차가 오래 되다 보니 성공과 실패에 대한 취약한 포지션으로서 더욱 그 굴레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장우혁이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엎기도 여러 차례였다. 그는 "1등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이전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었다. 과거 보여드리지 못했던 퍼포먼스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며 컴백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그런 그가 마음의 무게를 견디고 다시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팬들의 힘이 컸다. 장우혁은 "작년 H.O.T. 콘서트를 할 때부터 팬분들로부터 본업에 집중해달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듣고 사랑을 느끼면서 스스로 마음의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장우혁은 스스로 정한 '성공'의 기준을 과감히 내려놨다. 자신이 정해놨던 틀을 없앴고,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요즘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려 애썼다. 그는 "내려놓으니까 마음이 편하더라. 춤도 안무가한테 모두 맡겼다. 안무가 친구가 96년생이다. 제가 96년 데뷔인데"라고 웃었다. 이어 "새로운 것들을 흡수하고 싶었다. 제가 그 새로운 것들에 동화되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조마조마하면서도 기대됐다. 재밌을 것 같았다. 모두 내려놓고 어린 친구들의 감성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예전의 음악, 춤 스타일에서 변화가 생겼다고. 장우혁은 "예전과 장르적으로 바뀌게 됐다. 처음에는 변화하는 작업이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고난이 있었다. 잘 안 됐다. 제가 기존에 갖고 있던 스타일을 버리고 요즘 친구들의 스타일을 제 것으로 흡수하기가 어려웠다. 처음 춤을 받았을 때 3일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돼서 놀랐다. 충격 받았다. 될 줄 알았는데 안 되더라"고 밝혔다.

새로운 스타일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또 다른 '멋'을 알게 됐다는 그였다. 장우혁은 "옛날에는 지금처럼 춤을 추면 못 추는 춤이었는데 이제는 다르더라. 뭔가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제겐 값진 경험이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제 것을 고집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것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재밌는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음악적 스타일부터 스스로의 가치관까지 전면적으로 변화를 준 장우혁은 이번 신곡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장우혁은 "모든 채널 음악방송프로그램 무대에 나갈 예정이다. 딱 1주일만 활동하려는데 반응에 따라 조금 더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주간아이돌'에도 출연해 '1세대 아이돌'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그는 "너무 재밌었다. 마치 신인의 기분이었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996년 그룹 H.O.T.로 데뷔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최고의 아이돌이자 댄스 가수의 전설로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우혁. 여전히 현역 시절 못지 않은 화려한 비주얼과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하는 그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올 날도 고민하고 있었다.

장우혁은 "댄스 가수로서 수명이 있다고 한다면 저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아직까지 그런 사례가 없어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애매한 상황이긴 하지만 희망사항이라면 50살까지다. 이제 8년 남았다"고 정리했다.

댄스 가수로서 몸을 많이 써온 탓에 몸이 성할 날이 없다는 그는 "건강 관리를 꾸준하고 철저하게 한다면 10년 까지는 괜찮지 않을까"라며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연명할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기는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우혁은 "제가 살도 잘 찌는 체질이기 때문에 다이어트도 항상 해왔다. 기관지도 약해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술을 마시면 다음 날 너무 힘들어서 마시지 않으려고 했다"며 지금의 몸을 오랜 시간 유지해올 수 있는 비결을 밝혔다.

더불어 그는 "저를 향해 굉장히 '모범적이다' '도덕적이다'고 하시는데 전 잘 모르겠다. 그저 도에 지나치지 않는 범주 안에서 행동하려고 나름 최선을 다했다"며 체력적인 관리는 물론 정신적으로 스스로 다잡을 수 있는 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WH크리에이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