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영화 '완벽한 타인'은 '내 핸드폰이 남에게 공개된다면 어떨까'라는 독특한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초반 가볍고 편안한 유쾌함은 점차 숨기고 싶던 비밀이 타인에게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묘한 섬뜩함으로 변모하게 되고, 여기에 예측할 수 없는 반전까지 더해지며 흥미를 이끈다. 신선한 설정과 짜임새 있는 전개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완벽한 타인'이다.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제작 필름몬스터)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핸드폰 공개 게임을 토대로 진행되는 이번 영화는 '내 휴대폰이 남에게 공개되면 어떨까'라는 발칙하지만 누구나 공감 가능한 상상력에서 시작을 한다. 네 명의 절친한 친구들은 배우자를 동반해 모이게 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독특한 게임은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할 수 없게 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완벽한 타인'은 초반부까지 인물들이 펼치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실없는 농담이 웃음을 유발한다면, 남의 전화와 메시지를 엿본다는 흥미진진함이 극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에피소드를 점차 쌓아가며 갈등을 축적시키는 방식을 택한 '완벽한 타인'은 차근차근 이야기를 전개시키며 보는 이들을 극에 점차 스며들게 만든다
영화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은 겉으로는 둘도 없는 친구처럼 보이던 그들이 실제로는 검은 비밀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다. 누군가는 상대를 향한 묘한 열등감과 질투를 가지고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가정을 무너뜨릴 심각한 비밀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이 불편한 진실은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며 극을 확장시키는 촉매제인 동시에 웃음 뒤 불편함과 찜찜함을 안기며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 같은 반전이 보는 이들에게 제대로 충격을 안기려면 개연성 획득은 필수다. 이번 영화는 메시지와 전화 통화 등으로만 인물들의 속성이 드러나야 하는 만큼 그 과정이 쉽지 많은 않다. 하지만 '완벽한 타인'은 그만큼 인물들의 직업과 성격, 부부의 관계 등 디테일한 부분들을 명확하게 설정해 현실성을 확보했고, 이에 보는 이들도 무리 없이 극에 빠져들게 된다.
이렇게 구축된 확고한 세계 위에서 당황스러운 메시지와 통화들이 이어지면서 서로에 대한 의심이 싹트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납득되는 것이다. 불륜과 나보다 잘난 친구를 향한 묘한 질투 등 밝혀지는 비밀들이 신선하지는 않지만, 보편적인 이야기와 감정을 통해 공감대를 확고하게 형성한다.
여기에 '완벽한 타인'은 심각함과 유쾌함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며 소동극의 면모를 부각시킨다. 인물들이 하나씩 숨겨왔던 비밀이 밝혀지지만 이를 마냥 진지하게 전개시키는 것이 아닌, 코믹한 에피소드와 교차해 보여주며 끝까지 흥미를 붙잡아두는 것이다. 사소한 실수는 부부, 또 친구의 의리로 덮어주는가 하면, 달을 보며 감성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완급 조절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영화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 인물만으로도 눈을 뗼 수 없는 스펙터클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 같은 능숙한 전개는 후반부 반전의 충격을 극대화하며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완벽한 타인'은 과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전개를 통해 이야기를 확장시키는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탄탄한 이야기, 누구 하나 튀지 않는 베테랑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호연이 빚어낸 완성도 높은 '완벽한 타인'이다. 10월 31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완벽한 타인'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