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뮤지컬 '1446'이 한국을 대표하는 성군 세종대왕을 세계 속의 명군으로 만들며 출사표를 던졌다.

뮤지컬 '1446'(연출 김은영) 측은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뮤지컬 배우 정상윤 박유덕 남경주 고영빈 박한근 이준혁 김경수 박소연 김보경 최성욱 박정원을 비롯해 김은영 연출이 참석해 주요 넘버를 시연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446'은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그리는 창작 뮤지컬이다. 왕이 될 수 없었던 충녕대군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한글 창제 당시 세종의 고뇌와 아픔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종대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제목인 '1446' 역시 한글이 반포된 해를 가리킨다.

주인공 세종 역에는 정상윤과 박유덕, 세종의 아버지 태종 역에는 남경주와 고영빈, 세종의 정비 소헌왕후 역에는 박소연과 김보경, 전해운 역에는 박한근 이준혁 김경수, 양녕대군과 장영실 역에는 최성욱 박정원 황민수, 호위무사 운검 역에는 김주왕과 이지석이 이름을 올렸다. 배우들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공연의 오프닝 넘버 '왕의 길', 양녕과 충녕의 대비를 그린 '조선을 위해', 왕의 부담감을 노래한 '왕의 무게', 소헌왕후의 비애를 다룬 '애이불비', 태종의 최후를 그린 '가노라',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만남을 그린 '그저 좋지 아니한가', 전해운의 야욕을 담은 '독기', 엔딩곡 '그대 길 따르리'를 선보였다.

공연은 경기도 여주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한국방송 등이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후원하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위인으로 손꼽히는 세종대왕의 일대기에 어울리는 규모와 품격을 선보인다. 여주시에서는 세종대왕 즉위 600년을 맞아 지난해 10월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이항진 여주시장은 "2년 여 동안 이 공연을 준비했다"며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함께 느껴봤으면 한다"고 작품의 기획 취지를 밝혔다. 또한 "이번 '1446'을 성황리에 마치고 내년에는 평양에서 공연해 남북 화해 분위기에 맞춰 평화 예술 분위기를 함께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내년이 임시정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만큼 해외에서도 특별 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포부를 설명했다.

이어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윤금진 사장은 "그동안 극장 용에서 가족 관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을 주로 선보였다. 이번 '1446'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와 연계된 공연을 선보이고자 역사와 관련된 공연을 올리려 했다. 그래서 역사 1기로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를 올렸고 역사 2기로 '1446'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세종대왕이 있다는 거다. 각 나라마다 좋은 왕과 황제 등이 있었지만 세종대왕을 따라갈 성군은 없는 것 같다"며 "이를 위해 탄탄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2년 동안 준비하고, 지난해 1차 공연을 했고 그걸 다듬어서 무대에 올리면서 착실히 준비한 공연이라 작품에 대한 신뢰가 있다. 또 파트너 기관들이 상당히 든든하다. 여주시, 관광공사와 KBS가 협력해 믿음직스럽다. 무엇보다 출연하는 배우들이 한동안 피땀 흘려 연습했다. 그 연습 과정을 볼 때 성공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자부했다.

한국관광공사 정진수 공연관광총괄실장은 "'1446'을 제가 먼저 봤다. 5월에 일본 도쿄문화원과 쇼케이스 형태로 45분 정도 공연을 일반인에게 선보였다. 한글이라는 모티브에 더해 일본에서 사극으로 된 창작 뮤지컬이 처음으로 소개된 자리였다. '명성황후'나 '영웅' 같은 좋은 뮤지컬이 일본에 갈 수 없었는데 세종대왕을 테마로 한 '1446'은 뮤지컬로 일본에 진출하기 가장 좋은 소재이기도 했다. 이를 필두로 중국, 동남아 등 전체적인 나라에서 한글을 알리고 한국의 문화 콘텐츠 새로운 한류인 뮤지컬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1446'을 통해 우리나라의 뮤지컬이라는 콘텐츠가 일본, 동남아 쪽으로 퍼져 나가 신한류를 개척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공사는 그러한 과정에 토대가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새로운 형태의 질적인 관광을 성장하고 소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와 관광을 연계해서 세계적 명군인 세종대왕을 더욱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한승원 프로듀서는 "상당히 많은 기관이 우리 작품에 참여하는데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정답이 여기에 있다. 이번 작품이 중요한 게 본 공연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작품으로 만드는 게 중요했다. 미래 지향적인 지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2년 넘게 공연을 준비하면서 워크숍을 많이 가졌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본 공연을 더욱 기다리고 있다"며 공연 관계자들의 역할을 치켜세웠다.

또한 김은영 연출은 "방대한 이야기와 방대한 시간과 방대한 공간을 한 무대에 담는 게 쉽지 않았다. 특별히 어렵다기 보다 전반적으로 어려웠다"고 너스레를 떤 뒤 "많은 워크숍과 회의를 통해 공연을 만들어갔다"고 했다. 이어 그는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저희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종대왕이지만 모르고 있는 이야기도 많다. 저희가 그걸 표현하기 위해 한글을 만든 업적을 조명한다기 보다 어떻게 왕이 됐고, 어떤 삶을 살았느냐 하는 걸 쫓아가고자 했다. 이런 배경이 초반에 많이 집중돼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채현원 안무가는 "뮤지컬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퍼포먼스나 무용적인 안무도 있지만 제가 이 작품에서 자부하는 건 각 장면마다 패널이 등장하고 전환하며 그 위치에 따라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는 거였다"며 "어떤 면에서는 마술 같기도 하고 왕을 따라가는 패널, 대신들을 따라가는 패널은 다르게 표현했다. '1446'이 아닌 뮤지컬에선 보기 어려운 장면이라고 봤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유독 친숙하고 사랑받는 세종대왕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배우들은 깊은 부담감을 토로했다. 정상윤은 "제가 세종대왕을 연기할 줄 몰랐다.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1446'은 비단 한국인을 넘어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획됐다. 이에 세종대왕에 대해 전혀 모르는 관광객들에게도 매력을 끌어야 하는 상황.

이와 관련 한승원 프로듀서는 "저희가 외국인들이 스태프한테 선보일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영국 워크숍을 갔다"며 "거기서 이 이야기는 너무나 보편적이고 완결성 있는 이야기라고 들었다. 동시에 한 인간이 이렇게 명확한 목표를 갖고 나아갈 수 있는지 신기해 하더라. 그렇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다고 생각했다. 차별적인 메시지가 확실히 있었다. 전 세계 어느 나라 왕도 자신의 부귀 영화를 포기하고 백성을 먼저 생각하지 않았다"며 세종대왕 자체가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성군임을 강조했다.

김은영 연출은 "작곡가 입장에서 첨언하자면 영국 워크숍을 갔을 때 들었던 애기가 신기했다. 그들에게 익숙한 음악이지만 새로운 음악이 듣고 싶다. 저희 음악을 가져갔을 때 너희 음악 새롭다고 했다. 우리에겐 익숙하고 한국적인 멜로디 편곡이 그들에겐 새로운 음악이구나 싶었다. 이게 되게 강렬하게 다가간다는 걸 알아서 힘을 얻었다. 보편적인 이야기지만 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1446'은 10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 국립극장박물관 용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HJ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