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그대가 꽃' 조병국 전 원장이 지난 날을 회상했다.

18일 저녁 방송된 KBS1 인순이의 토크드라마 '그대가 꽃'은 '6만 입양아의 주치의, 조병국' 편으로 꾸며져 홀트 아동복지회 부속의원 전 원장 조병국이 출연해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도 청진기를 놓지 못하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조병국 전 원장의 삶이 그려졌다.

의사로 재직하던 시절 간호사들에게 뜨거운 불호령을 내리는 '시어머니'로 통하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조병국 전 원장이었지만, 그 차갑고 강직한 모습 이면에 아이들에겐 한없이 인자하고 따뜻한 엄마가 되어줬다.

곱게 빗어 넘긴 쪽머리와 지금의 푸근한 이미지와 달리 예전의 '닥터 조'는 강인하고 깐깐한 여의사였다. 깐깐한 성격으로 의사 시절 그가 지나가면 소아과는 물론 외과 간호사들까지 벌떡벌떡 일어설 정도였다고.

그렇게 열정적인 소아과 의사로 평생을 살아온 조병국 원장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다름 아닌 어린 시절 지켜본 어린 동생의 죽음 때문이었다.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죽어간 동생이 하나도 아닌 둘이었던 것. 그때 어린 조병국은 '어린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되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던 일도 많았다. 이에 당시 자신이 지키지 못했던 아이들을 떠올리며 조병국 전 원장은 "당시에 왜 그 아이들이게 그런 장애를 주고 또 데려가는지 신을 원망하는 기도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때가 묻지 않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천국에 갔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었다"고 전했다.

그가 15년간 몸담았던 서울시립아동병원을 떠나, 입양기관 홀트 아동복지회 부속의원으로 가 입양아들의 주치의로 살기로 결심한 이유는, 어린 시절 의사가 되고자했던 이유와 동일했다.버려진 아이들, 특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치료만큼이나 부모의 돌봄이 절실히 필요했다.

해외입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던 1988년 서울올림픽 무렵, "애 팔아먹는다"는 비수 같은 말들이 그에게는 아직까지도 상처로 남아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에게는 행복한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해리홀트의 말처럼, 장애와 상관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가정을 찾아주는 일에 남은 평생을 바치기로 한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