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상반기 한국영화계는 전반적인 침체에도 신예 감독들의 활약으로 든든했다.

상반기 충무로에는 단편영화 연출 등으로 내공을 쌓은 신예 감독들이 괄목할 만한 장편 데뷔작을 내놨다. 특히 '한공주' '도희야' '10분' 등은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호평받으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수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한공주'는 로테르담영화제·마라케시영화제·도빌아시아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한공주'는 독립영화임에도 극장에서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상반기 '아트버스터' 활약의 중심에 섰다.

또 배두나 김새론이 주연한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는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용승 감독의 '10분'도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황금수레바퀴상, 상하이국제영화제 아시아신인상 수상 및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초청 등으로 활약했다.

정영헌 감독의 스릴러 영화 '레바논 감정'도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했으며 장형윤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마켓에서 유럽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상반기 신인 감독들의 영화는 작품성으론 주목받았지만 흥행까지 챙기진 못했다. 스타급 배우를 기용한 영화들마저도 기대만큼의 흥행 성과를 내진 못했다. 정재영 한지민을 앞세운 성시흡 감독의 장편 데뷔작 '플랜맨'은 63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또 황정민 한혜진과 영화 '신세계' 제작진이 손잡은 한동욱 감독의 '남자가 사랑할 때'는 설 연휴 특수를 노리고 개봉했지만 '겨울왕국' '수상한 그녀'에 밀리며 197만명을 모으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밖에 다양한 소재를 다룬 데뷔작들도 눈에 띄었다. 무녀 김금화의 이야기를 담은 박찬경 감독의 '만신', 바둑을 소재로 한 고(故) 조세래 감독의 '스톤', 뱀파이어 로맨스 이원회 감독의 '그댄 나의 뱀파이어' 등이 관심을 모았다.

반면 여진구 윤시윤 등을 앞세운 김명균 감독의 '백프로'처럼 기존 흥행 공식을 답습한 안일한 기획으로 관객과 평단에 외면당한 사례도 있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무비꼴라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