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김지현 기자] 설레는 여행길, 플랫폼에 도착한 기차가 캔디로 만들어졌다면 기분이 어떨까?


가수 린이 6집 '캔디 트레인'으로 돌아왔다. 주로 이별의 아픔을 노래했던 그녀는 이제 레인보우 캔디 맛이 나는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첫 번째 트랙 '데이트해줘요'는 달콤한 어쿠스틱 기타와 어울러진 린의 목소리가 소녀처럼 화사하게 들린다.


두 번째 트랙인 타이틀곡 '자기야 여보야 사랑아'는 제목부터 아가자기하다. 린의 말을 빌려 이번 새 음반은 "솔로들은 연애세포가 자극되고,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데이트 배경음악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곡들"로 가득 차 있다.


새 음반을 발매하고 활발히 활동을 벌이고 있는 린. 서울 신사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와 만남을 가진 그녀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어둡고 우울할 것이라는 주변의 생각과 달리 그녀는 밝고 수다스러웠으며 한 없이 소녀같았다.


린의 솔직함은 가사에서 드러난다. 허밍어반스트레오가 작곡한 곡 'AH. AH!' 에서 그녀는 '술잔도 우리도 섹시해 baby. 침대 위에서 뛸래. 베개 싸움도 할래. 그러다 deep kiss해. 그 다음 얘기는 말 안해 baby.'와 같은 귀엽고 응큼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한다.


다음은 말을 할 때 재스쳐를 취하길 즐겼던 린과의 일문일답.


새 음반 '캔디 트레인'을 들은 모든 사람이 린은 연애중일 것이라고 얘기했다.


정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얘기를 했다. 자기, 여보 다 찾으니 그런 것 같다. 게다가 곡 'AH. AH!'처럼 과감하고 솔직한 가사의 곡도 있고... 제목이 신음소리 같아서 그런가?(웃음) 심지어 타이틀 곡 제목을 보고 결혼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근데 지금은 정말 남자친구가 없다.



왜 하필 삼청동에 데리고 가달라고 하는가?


가사를 본 작곡가가 지방에 있는 사람은 뭐가 되냐고 이질감을 느끼겠다고 했는데 그냥 느낌대로 솔직하게 가사를 쓰고 싶었다. 삼청동에 가면 데이트를 하고 싶어진다. 아무래도 여자들은 데이트를 할 때 청국장보다 스파게티를 먹고 싶어하지 않나? 요즘 삼청동에서 친구들과 자주 노는데 서로 우울해 한다. 이런 곳은 애인이랑 와야한다며 밀쳐낸다. 친구 거미는 이 가사가 맘에 든다고 했다. 나도 맘에 든다.


'자기야 여보야 사랑아'같은 닭살스런 애칭을 애인에게도 지어준 적 있나?


절대 못한다. 심지어 난 남친을 꼴통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 난 연애할 때 애교를 부리는 편이 아니다. 무뚝뚝한 것도 아닌데 애칭을 잘 못 부른다. 평소 신조어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애칭은 못 부르니 이상하다. 여자가 가장 사랑스러울 때는 본인의 가장 페미닌한 모습을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보여줄 때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그렇게 여성스러워지고 싶다는 소망에서 비롯된 곡이다.


북클릿 안 가사는 직접 린이 쓴 손글씨인가?


정말 내 손글씨다. 내가 좀 쓴다. 싸이월드에 '린체'도 있는데 꾸준히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지 한달에 몇만원 수익이 나오는 것 같다. 하하하. 천재는 악필이라는데 난 천재는 아닌건가?(옆 매니저에게 대뜸 질문을 한다.) 여튼 뭘 그리고 쓰고 하는 걸 좋아한다. 손재주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글 쓰는건 좋아한다. 에세이를 발간할 계획이니 기대해달라.

음반은 컨셉트 음반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온통 주제가 연애다.


아아. 정말 사랑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 표출된 거다. 하지만 난 서른 살이다. 아무래도 전보다는 신중해졌다. 가수 린은 20대든 30대든 아무 차이가 없겠지만 여성으로서의 나는 변화한 것 같다. 우선 이성관이 변했다. 호기심만으로 이성을 만나지는 않는 자제력이 생겼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결혼을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새 음반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거미는 뭐라고 했나?


거미는 정말 든든한 지원자다. 첫만남은 우리가 정말 순수했던 시절에 이뤄졌다. 고등학교 때 노래자랑 대회를 나가서 거미를 알게됐다. 당시 나는 동네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는 아이였는데 대회에서 거미를 보는 순간 충격을 받았다. 난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싶었다. 거미는 생각하면 눈물날 정도로 사랑스러운 아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눈이 하트모양이 된다. 사람이 참 괜찮다. 가수로서도 휼륭하고.


주변에서는 친구 보다는 경쟁자로 바라본다.


대부분 그런 질문을 하지만 아니다. 솔직히 수년 전 서로 소원해진 적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린이 일등했네' '거미가 일등했네' 말을 하니까 예민해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경쟁심을 초월한 관계가 됐다. 아마 1년에 360일은 만나는 것 같다. 이젠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다.


그렇게 자주 보니 애인이 안생기는 것 아닐까?


정말 둘이 꼭 붙어다니니까 레즈비언이라고, 둘이 사귄다는 소문이 돈 적이 있다. 아! 말도 안돼 정말. 소문을 듣고 둘이 엄청 웃었다. 우리는 남자애 환장하는 애들인데 왜 그러는 거야? 흐흐. 농담이다.


음반 컨셉트가 전과 달라 부담은 없나?


고민이 컸다. 막 슬픈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애가 귀여운 척을 하면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짜증나겠는가? 귀여운 척은 어울리지 않아서 되도록 안하려고 했다. 귀여운 척을 할 수 없어 안타깝다. 요즘 아이돌 가수들이 많은데 항상 선배님 취급하니까 슬프다. '아 난 그냥 이모인건가'하고 좌절을 느낀다. 정말 소심할정도로.(웃음)


아이돌과 친한가?


친하다.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소녀시대 멤버들 정말 예쁘지 않나? 윤아는 정말 사랑스럽고 싹싹하다. 멤버 수가 많아서 대기실에 자주 놀러온다. 윤아는 방금도 새 음반이 참 맘에 든다고 문자를 보냈다. 바라보면 마냥 예쁘다. 써니도 유리도 티파니도.


가수로서 원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목표를 묻는건가. 글쎄. 꾸준했으면 좋겠다. 난 베스트 셀러가 아니라 스테디 셀러에 가깝다. 굴곡이 심하지 않은 오래가는 가수가 되고 싶다.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정말 어려운 거다. 돌이켜보면 난 늘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가끔은 믿기지 않을 때가 있을 정도로 감사하다. 노래할 수 있는 지금이 무척 행복하다.


[티브이데일리=김지현 기자 win@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