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조의지 기자] MBC TV '개인의 취향'(이새인 극본, 손형석 노종찬 연출)의 이민호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가 끊이질 않는다. 많은 언론들은 소포모어 징크스(큰 성공을 거둔 후 차기작, 혹은 이듬해 활약이 부진한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이민호의 소포모어 징크스는 찾아볼 수 없다. 우선 아직까지는 그렇단 말이다. 그렇다고 그의 연기력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호언장담할 수는 없다. '개인의 취향' 속 이민호를 봤을 때, 단지 전작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를 아주 살짝 벗어날을 뿐.


'꽃보다 남자' 구준표와 '개인의 취향' 전진호는 크게 다를 바 없는 캐릭터다. 스케일이 다르긴 하지만 잘 사는 가정에서 태어나 까칠한 매력을 가진 소년과 남자. 있다면 나이의 차이 뿐이랄까. 물론 전진호를 연기하는 이민호는 구준표보다 조금 성장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민호의 차기작 '개인의 취향'이 타 수목극에 비해 밀리지 않을 수 있는데는 무엇보다 손예진의 덕이 가장 크다. 이민호 또한 어찌보면 손예진의 후광에 힘입어 같이 빛난다고 할까. 딱히 이민호의 눈부신 연기력 성장이나 완벽한 전진호로의 변신은 찾아볼 수 없다.


어디까지나 전진호라는 캐릭터 또한 구준표의 연장선상이고, 손예진이라는 탑스타가 없었다면 '개인의 취향'은 뒷전으로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방영전 손예진과 이민호라는 네임밸류가 주는 기대감은 확실히 컸다.


손예진은 전작 '백야행'의 미오의 모습은 상상도 못 할 완벽한 연기 변신을 성공했다. 하지만 이민호는 때로는 전진호로, 때로는 구준표로 연기를 하고 있다. 아직은 이민호 그도 두 캐릭터의 차이를 혼동하고 있을지도.


전작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에게 소포모어 징크스를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지않을까. 연상의 여배우와 호흡을 맞추며 잘사는 까칠한 남자의 매력만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인생의 쓴맛을 본 거리의 남자가 된다면 어떨까.


정일우의 경우 '거침없이 하이킥'과 '아가씨를 부탁해' 사이의 캐릭터 차이가 야기한 갭때문에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그로써 다양한 캐릭터 도전이라는 큰 벽을 실감할 수 있었고, 이후 그는 연극 무대를 통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민호도 전작과 완벽히 다른 캐릭터에 도전했을 때 그의 연기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소포모어 징크스. 이민호 그에게 말하기에는 시기상조이다. 차기작에서 캐릭터 변신이 이뤄졌을 때 '그 때' 다시 두고보자.


[티브이데일리=조의지 기자 young@tvdaily.co.kr]